내로라하는 기업에 합격한 지방대 출신 A씨.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지만 '복수합격한 다른 회사로 갈까'하는 마음에 순간 흔들렸다. "○○대학교에서 우리 회사 입사하면 대단한 영광인 건 알고 있지?"라는 면접관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도 이렇게 내놓고 지방대·비명문대를 차별하는데, 입사하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걸러내는 마지막 관문이지만 동시에 '회사가 직원들에게 면접을 당하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면접관들은 그 '첫인상'의 핵심 포인트. 때로 면접관들의 비상식적 태도 때문에 복수합격한 우수인재들이 합격통지를 반려하는 경우도 속출한다.

취업 정보 포털 스카우트가 지난달 구직자 746명을 대상으로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 면접관의 유형'을 물었다. 1위는 '강압적이고 고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면접관'(28.6%), 2위는 '성의 없는 질문 공세로 일관하는 면접관'(23.4%)이었다. '지원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면접관의 유형'도 흥미롭다. '귀찮은 표정으로 면접을 빨리 끝내려는 면접관'(24.1%), '이력서 검토 후 혀를 차거나 고개를 흔드는 면접관'(19.2%), '가족의 출신학교 및 가정사를 꼬치꼬치 캐묻는 면접관'(15.4%) 등이었다.

1년 동안 건설회사 분야로 10여 차례 면접을 경험했다는 김주성(가명·29)씨는 "지방대 나온 부분을 자꾸 강조하는 면접관, 구직기간이 왜 이렇게 길었느냐며 기분 나쁜 표정으로 질문하는 면접관들 때문에 상처를 받은 것은 물론 그 기업에 대한 인상도 나빠졌다"고 털어놓는다.

올초 CJ CGV㈜ 마케팅팀에 입사한 김기윤씨도 다른 회사의 면접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오라기에 청바지에 재킷을 입고 갔더니 젊은 여성 면접관께서 대뜸 '나는 청바지 입는 젊은이들이 싫어!'하시는 거예요. 순간 이 회사는 직원들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느껴졌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임영주(27)씨는 "내가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 읽은 듯 그와 관련된 이야기로 편안하게 대화를 시작하는 면접관들 덕에 합격 여부를 떠나 그 기업에 굉장히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대기업들의 면접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커리어케어의 신현만 대표는 "면접은 지원자들에게 그 기업의 맨파워와 경영철학,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현장"이라면서 "해당 기업의 최고 엘리트들이 면접관으로 뽑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면접관들에게 위압적 자세는 금물. 한동안 유행했던 압박면접도 최근엔 사라지는 추세다. 최종면접까지 올라온 지원자는 자기 직원이 되거나, 해당 기업의 '최고 고객'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