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0'에 놓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심정이었습니다. 지금은 들끓는 사랑이 끝난 듯 뿌듯하고, 시원하고, 아쉽고, 명확히 구분 짓기 어려운 생각이 교차합니다."

영화배우 최민식이 3년 만에 관객들 앞에 섰다. 6일 오후 부산해운대 피프 빌리지 오픈카페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인 '아주담담' 오픈 토크 코너에 모습을 드러낸 것. '올드 보이'(2003)·'친절한 금자씨'(2005) 등으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였지만 사실 최근 3년 동안 그를 만나기는 힘들었다. 2005년 강우석 감독의 '고액 개런티' 비난 발언 때 실명으로 거론된 후 그는 스크린쿼터 시위에 참석하는 것 외엔 연예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랜만의 그의 선택은 '예술 영화'로 유명한 전수일 감독의 새 영화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 영화 속에서 그는 사고로 사망한 네팔 출신 노동자의 유골을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해 히말라야 고산마을을 찾아간다. 그를 제외하곤 모두 현지인이 캐스팅됐다.

그간의 삶에 대해 "엄청난 일들이 훑고 지나갔다"는 짧은 문장으로 소회한 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연기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목말라 있었고 굶주려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8000m 이상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니까 정말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희열이 왔다. 고생은 고생인데 참 좋았다"며 "세간에 누구나 말하는 '흥행', 그런 걸 떠나서 이번 작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는 내년 봄 국내 개봉 예정이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