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그 2호 타자 추신수가 2008시즌을 마감했다.

추신수는 29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의 시즌 마지막 경기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결장했다. 이로써 타율 3할9리(317타수 98안타)에 14홈런, 66타점, 68득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끝마쳤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한국인 빅리그 타자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후반기에만 타율 3할4푼3리, 11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팀내 최고 타자로 우뚝섰다. 올해 클리블랜드 최고의 수확인 추신수의 성공 비결 5가지를 꼽아봤다.

▶수술 후유증은 없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9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최소 1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토미 존 서저리(인대접합수술)였지만, 추신수는 불과 8개월여만에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트리플A에서 몇 경기를 뛴 뒤 6월1일 전격 빅리그 호출을 받았다. 완벽한 재활을 위해 고통을 감내한 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팀 트레이너인 로니 슬로프가 추신수의 재활을 적극 도왔다. 복귀 후 추신수는 단 한 차례도 수술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 100% 전력으로 뛸 수 있었던 이유다.

▶추신수를 중심에 둔 리빌딩

메이저리그에서 신인급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구단이 포스트시즌을 포기했거나, 팀 리빌딩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을 때다. 추신수가 복귀하던 7월초 클리블랜드는 일찌감치 팀리빌딩을 선언했다. 조 선두팀과 10게임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포스티시즌을 포기했다. 추신수에게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더구나 추신수가 7월말부터 맹타를 휘두르자 에릭 웨지 감독은 추신수를 붙박이로 기용했다. 추신수와 함께 주전을 꿰찬 클리블랜드의 신인급 선수로는 외야수 벤 프란시스코, 내야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등이 있다.

▶해프너와 델루치를 뚫다

추신수가 복귀하던 날 클리블랜드의 간판 외야수 트래비스 해프너는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홈런, 100타점을 올린 해프너는 어깨 부상으로 3개월여 동안 재활군에 있다 지난 10일 복귀했다. 또 다른 베테랑 외야수 데이비드 델루치는 올시즌 부진을 보이며 출전이 들쭉날쭉했다. 자연스럽게 추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됐다.

▶좌투수의 몸쪽 공을 치다

추신수의 최대 단점은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왼손 투수의 몸쪽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유는 몸쪽 공도 밀어치려는 성향 때문이었다. 추신수는 연습 타격 때도 몸쪽 공을 밀어치는 버릇이 있었다. 상대팀은 추신수의 타격 스타일을 쉽게 간파했다. 이를 고친 것이다. 팀내 에이스 클리프 리가 "마이너리그와 달리 빅리그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몸쪽 공을 많이 던지니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몸쪽은 당겨치고, 바깥 쪽은 밀어치는 타격으로 스타일을 바꾸며 왼손 투수 적응력이 향상됐다. 올시즌 추신수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2할8푼2리다.

▶올림픽 탈락은 전화위복

베이징올림픽 선수 선발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추신수는 올림픽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올림픽에 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올림픽 참가를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추신수는 일찌감치 올림픽 집착을 버렸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게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대표팀에 차출돼 한 달간 리그에 결장했다면 지금처럼 팀내 입지가 확고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