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경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한국 소프라노가 올봄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첫 독창회를 열었다. 공연 직전, 이 소프라노가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계신 선배 연주자께서 제 노래를 듣고 싶다며 공연 티켓을 달라고 하시네요. 구매하시면 될 텐데, 왜 달라고 하실까요?"

필자가 공연 기획을 한다고 하면 오랜만에 만난 지인(知人) 대부분도 "좋은 공연 있으면 티켓 좀 보내 주세요"라는 말을 인사말처럼 건넨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직도 '공연은 돈 내고 보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에 가끔은 씁쓸해지기도 한다.

초대권 문화가 한국 공연계의 장기적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라는 지적에 많은 관계자들이 공감한다. 하지만 정작 공연이 닥치면 객석이 텅 빌까 두려워 자리를 채우기 위해 적지 않은 티켓을 '초대권'이라는 이름으로 뿌리고 만다. 발권은 되었지만 관객은 오지 않는 '노 쇼(no show)' 티켓도 초대권 가운데 많이 발생하게 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초대권을 많이 뿌린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은 객석 분위기부터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은 애호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관심이 가는 공연을 찾아서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지, 연주자는 어떤 사람인지 미리 공부하고 좌석까지 고르면서 신중하게 티켓을 구매한 관객과, 무심결에 주어지는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 사이에 애정이나 집중도가 같을 수는 없다.

뿌리 깊은 초대권 문화를 단번에 바꾸기는 물론 힘들다. 기획사와 공연장 등 주최측부터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다양한 할인 혜택을 통해 관객 저변을 넓고 탄탄하게 다질 필요도 있다. 적어도 제값을 치르고 공연장을 찾은 소중한 손님들이 거꾸로 초대권 때문에 억울해하는 일이 지속되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