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자 B11면 TV 프로그램 소개 기사 '"걸어보고 싶어요" 여덟 살 희영이의 소원'을 읽었다. 기사 중에 "태어날 때부터 뇌성소아마비를 앓아온 탓에"라는 표현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소아마비면 그냥 소아마비지 뇌성소아마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아마비는 신체장애만 있는 것이지 정신장애가 있는 뇌성소아마비는 없다는 뜻이다. 또한 소아마비는 태어난 이후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생긴 것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바이러스를 앓았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용어 혼용에서 온 오해인 듯

▶손용규 소아청소년과의사회 공보이사=우리나라 의학용어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주로 독일어 용어를 번역해 써오다가 요즘에는 미국식 영어 용어로 바뀌었다. 하지만 일부 의학용어들은 지금도 혼용되는 경우가 있어 혼동을 주기도 한다. '뇌성소아마비'가 부적절한 용어 아니냐는 지적도 독일어와 영어 용어를 혼용한 데서 빚어진 오해인 듯싶다. '뇌성마비(腦性痲痺)'는 예전에 척수성(脊髓性) 소아마비와 구별하기 위해 독일식으로 '뇌성소아마비'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식으로 그냥 '뇌성마비'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됐다.

뇌성마비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다 묶어 얘기하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소아마비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것이다. 소아마비는 후천적으로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운동영역을 지배하는 신경부위에만 침범하므로 정신지체는 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소아마비가 사라진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다. 따라서 현재 여덟 살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뇌성소아마비를 앓았다는 말은 출생 과정에서 발생한 뇌성마비를 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