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도 끝도 없어 보이는 이라크 전쟁, 금융 시스템의 위기, 미국을 향한 세계의 경멸적 눈초리…. 8년간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권이 빚어낸 이런 실정(失政)에도 불구하고, 존 매케인(McCain)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버락 오바마(Obama) 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등하다는 현실에 민주당은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 그래서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책사인 칼 로브(Rove) 전 백악관 정치 고문의 선거 전략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2일, 미 민주당 내부에는 칼 로브에 대한 피해 의식(paranoid)이 팽배하지만 이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공화당의 힘은 지난 40년간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중도 우파 이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지난 40년간 10차례의 미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7번 승리했고, 그 중 4번은 선거인단 538명 중 400명 이상의 표를 얻는 압승이었다"면서 "이는 선거 전술 때문이 아니라 '작은 정부와 큰 시장'이라는 중도 우파 이념을 미국 유권자가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조차 1992년 370표, 1996년 379표를 얻는 데 그쳤다. 그리고 당시 그가 외친 선거 구호는 "큰 정부의 시대는 끝났다(The era of big government is over)"였다. 민주당의 지미 카터(Carter) 전 대통령도 좌파 이념이 아니라 독실한 복음주의 신앙인이라는 종교적 배경과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공약 덕분에 당선됐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을 지배해 온 중도 우파 이념은 최근 금융 위기와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 금융 조치로 흔들리고 있다. 뉴스위크는 "미국의 좌파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기회(real chance)를 만났다"며 "민주당은 칼 로브를 탓하기보다 새로운 국민적 합의를 그려내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