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보수주의적 세계관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이 만든 교육 재단인 '고등교육을 위한 베리타스 펀드'는 보수적 이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과 과목, 학자들에게 돈을 대고 있다. 2006년에 설립된 베리타스 재단은 지금까지 10개 대학에 250만 달러(약 28억6000만원)를 지원해 왔다. 콜로라도 대학의 '자유 사회와 그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도 5만 달러를 지원했고, 코넬 대학과는 '자유와 자유 사회'라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베리타스 재단과 비슷한 성향의 '잭 밀러 재단'은 플로리다 애틀란틱 대학 등에 지난해에만 360만 달러(약 38억원)를 썼고, '토마스 스미스 재단'도 브라운 대학의 '정치이론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미국학자협회(NAS)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보수주의 프로그램과 교과목을 후원하는 보수 단체는 37개에 이르며, 이 중 20개는 지난 3년 새 만들어졌다. 프로그램이 다루는 내용은 '미국식 자본주의'에서부터 플라톤의 저작 등 서구 고전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하나같이 미국의 전통과 뿌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개정된 '고등교육법'에는 '미국사, 자유주의 제도, 서구 문명'을 다루는 대학 프로그램에 연방 예산을 지원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 조항의 추가도 보수주의자들이 강력한 로비를 벌인 결과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캠퍼스에서 진보주의자들과의 '문화 전쟁'에 패배한 보수주의자들의 반성에서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적 색채를 띤 이론들이 대학 강단을 지배하고 있고 특히 학부생들이 진보주의에 경도되고 있다며 크게 우려한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보수주의자들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한다. 뉴욕의 해밀턴 칼리지에선 2006년 보수적 재단이 캠퍼스에 '자본주의, 자연법, 정치에서의 종교 역할'을 가르치는 센터를 설립하려다 교수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