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알려지고 한반도의 불안정지수가 높아지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책 등 대북정책을 새롭게 점검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무부의 정책 담당자들과 싱크탱크 및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칩거 중인 상황을 분석하는 한편 현재의 상황 관리 및'김정일 이후'와 관련한 중·장기 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의회는 조만간 행정부의 북한 관련 부서와 정보 당국 관계자를 불러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확인된 이후의 상황과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한 대응을 논의한다.
미국 내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북한 관련 논의는 한·미 양국은 물론 중국과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미 국방부에서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을 실무적으로 담당했던 마이클 피네건(Finnegan)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권한 이양을 하게 돼 있다. 한·미동맹은 양국의 대응에 문제가 없도록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서연구소의 스티브 노퍼(Noerper) 선임연구원도 16일 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북한 체제의 변화에 대비한 관련 국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장 김 위원장의 유고(有故)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Klingner)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직후 '김정일 없는 북한을 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체제 붕괴에 대비한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한 '작전계획 5029'에 대한 협상을 한국이 완료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관련된 국가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래'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Park) 연구원은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북한 체제에 이상이 생기거나 붕괴될 경우 유엔이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Green) 전 미 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과도 북한문제를 논의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존스홉킨스대의 한미연구소는 오는 24~25일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의 북한 사태 전개를 논의하며 헤리티지재단도 25일부터 이틀간 한·미관계 콘퍼런스를 열어 북한 정세와 대책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로버트 게이츠(Gates) 미 국방장관은 18일 런던 방문 중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관련, "우리는 북한을 아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북한의 대규모 난민 발생 가능성 때문에 북한의 모든 주변국들이 북한의 불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