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15년 전에 도난 당한 페라리 자동차가 발견됐다고 미국 코네티컷주 경찰이 밝혔다.
9월 5일 AP 보도
이 차는 500만달러(57억원)짜리 1958년형 페라리 250 GT다. 15년 만에 도난차가 발견됐다는 것도 놀랍지만 사람 나이로 치면 50세를 넘긴 차가 50억원이 넘는다는 것도 놀랍다. 요즘의 승용차 가운데 최고인 부가티 베이론 16.4의 독일 내 공식 출고가가 140만유로(약 22억원)라는 것을 생각하면 입이 떡 벌어질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이 차가 과연 달릴 수나 있을까?
생산된 지 50년이 넘은 차도 달릴 수는 있다. 2006년 '올드카 페스티벌'에서 1위를 차지한 이일혁씨의 뷰익 센츄리는 1956년형이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김동열씨의 트럭은 1945년형이지만 지금도 벌목장을 돌며 나무를 실어 나른다. 부품을 제때 교환하고 정비만 잘해주면 50년도 끄떡없다는 얘기다.
50년이 넘은 차의 부품은 어디에서 구할까? 해외 메이커는 단종된 차의 부품과 소모품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 요즘 차의 부품과 호환되는 경우도 많아 엔진과 부품을 새로 바꾸면 아무리 오래된 차라도 살아난다.
중고차 값은 갈수록 떨어지지만 클래식카는 얘기가 다르다. 특히 페라리 모델은 경매에서 늘 최고가를 경신한다. 1961년형 페라리 250 GT SWB 캘리포니아 스파이더는 올 5월 경매에서 1089만4900달러(124억원)에 팔렸다. 1990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페라리 250 GTO의 몸값 1075만6000달러(123억원)보다도 비싸다.
1950~1960년대까지 생산된 페라리 250 시리즈는 페라리 슈퍼카의 효시다. 특히 1960년대 초에 등장한 250 GTO는 1963~1964년까지 각종 자동차 경주대회를 휩쓸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V12 3.0L 엔진을 앞에 얹고 7500rpm에서 최고출력 300마력을 낸 이 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280km. 0→시속 100km 가속시간도 5.8에 불과했다. 놀라운 점은 이게 50년 전 기록이라는 것이다.
클래식카는 정해진 값이 없다. 차에 역사적 의미가 있거나 경주에서 우승이라도 했다면 몸값은 더 치솟는다. 1962년형 페라리 330 테스티로사는 1962년에 필 힐이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거뒀다는 이유로 930만달러(106억원)에 거래됐다.
1987년 크리스티 옥션에서 판매된 1930년형 부가티 타입 41 르와이얄은 당시 낙찰가가 980만달러(112억원)로, 요즘으로 치면 1500만달러(171억원) 이상의 값어치다. "새 차도 아닌데 뭐 그렇게 비싸냐?"고 묻는다면 "최고의 차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차들은 부품 하나하나와 섀시, 외장재를 직접 손으로 두드리고 펴서 만들었기에 단순한 차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