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일찍 출근한다. 오후 7시5분에 홈경기가 열릴 때면 낮 12시가 조금 넘어 야구장에 도착한다. 트레이너를 만나 지난해 수술을 받은 왼쪽 팔꿈치 마사지를 받고, 팀 훈련이 시작되는 오후 4시10분까지 개인 훈련을 한다.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운동하러 나오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남들하고 똑같이 훈련한다면 어떻게 야구를 더 잘할 수 있겠습니까?"
추신수는 18일(한국 시각)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로 나와 2―2 동점이던 5회 2타점 2루타를 쳐 팀의 6대4 승리에 앞장섰다. 5타수 1안타로 시즌 타율은 0.300(283타수 85안타)이 됐고 11홈런, 53타점을 기록 중이다. 왼쪽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6월부터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추신수는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팀 야수 중 유일한 3할 타자다. 에릭 웨지 인디언스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의 플레이는 환상적이다. 타격, 수비, 주루 플레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에 도움을 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거로서 새롭게 성공 신화를 쓰기 시작한 추신수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데 비결이 있나?
"공이 수박처럼 보이는 정도는 아니다. 스윙은 예전 그대로고, 굳이 이유를 찾자면 마음가짐이 좀 편해진 것 때문일까. 홈런이 많아진 것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 타석에 서면 그저 공을 정확히 맞히겠다는 생각뿐이다."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찬 것인가?
"올 시즌 내 성적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치고는 괜찮은 편이지 메이저리그 주전 외야수로는 아직 부족하다. 팀 내에서 자리를 잡는 건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확실히 예전보다는 기회가 많아졌다. 왼손 투수가 나온다고 빠진다거나 하지 않는다."(추신수는 전날 선발 명단에서 빠진 것은 컨디션을 조절하라는 팀의 배려였다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은?
"타석에 서면 예전보다 확실히 응원 소리가 커졌다는 걸 느낀다. 'Choo~ Choo~'라며 제 성(姓)을 연이어서 불러주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야유처럼 들리기도 한다.(웃음)"
―수술을 받은 팔꿈치 상태는?
"정상에 가깝다. 경기를 뛰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가끔 공을 던질 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픈 건 아니다. 하지만 경기 전후로 팀에서 시키는 재활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가 금메달을 땄다. 대표팀에 못 뽑혀 아쉽지 않았나?
"병역 혜택 등 군대 얘기는 묻지 말아달라. 지나간 일 아쉬워하면 무슨 소용인가. 여기서도 내 병역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일절 대답하지 않는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추신수는 매년 한국에 들어와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고 했다.)
―2004시즌의 최희섭(86안타 46타점)을 넘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가 된 것 아닌가?
"최희섭 형의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아직 야구 선수로 가야 할 길은 멀고, 할 일도 많다. 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처럼 홈런 타자도 아니고, 이치로(시애틀)같이 안타를 200개씩 치는 선수도 아니다. 그러나 나만의 스타일로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추신수만의 스타일'이 뭔가?
"중요한 순간엔 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돼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한 팀에서 오래 뛰고 싶다. 비유하자면 양키스의 데릭 지터처럼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