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미국이 지금 풍(風)을 맞고 있다. 2가지 풍이다. 하나는 '허리케인 풍'이다. 이번에도 허리케인 아이크로 인해서 수백만 명이 대피했고, 남부 해안가 일부 지역이 초토화됐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허리케인의 강도가 예년보다 몇 배나 강해지고 있는데, 그 직격탄을 해마다 미국이 연례행사로 맞을 수밖에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돈 풍'이다. 월가는 은행들이 파산하는 돈 폭풍에 휩싸여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팀인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 유니폼엔 AIG라고 선명하게 쓰여 있다. 이 AIG마저 85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아 연명하는 신세가 되었다. 미국은 2가지의 이중풍(二重風), 즉 중풍(重風)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주역 64괘로 환산하면 어떻게 나오는가? 공부를 했으면 실전에 적용을 해보아야 실력이 증강된다. 나는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을 '택풍대과'(澤風大過) 괘로 해석한다. 택(澤)은 서방의 금(金)과 연못을 상징한다. 미국은 서양의 금(金)이고 연못으로 본다. 여기에 풍(風)이 아주 강하게 불고 있다. 이것이 '택풍대과'이다. 대과(大過)는 '오버'한 것이다. '오버'를 하면 '기둥이 흔들리고(棟橈), 본말이 약해진다(本末弱)'. 그러므로 택풍대과는 집안의 기둥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금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택풍대과는 64괘 중에서 28번째의 괘이다. 야산학파(也山學派)의 해석에 의하면 선천(先天)의 마지막 괘이다. 축구에 비유하면 전반전 45분이 끝나가는 상황을 암시하는 괘이다. 전반전이 끝나면 15분간 쉰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된다. 15분간 쉬는 시간이 택풍대과 다음의 29번째 괘인 중수감(重水坎) 괘에 해당한다. 중수감의 핵심은 익힐 '습'(習) 자이다. 15분 쉬는 동안에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의 모색을 가리킨다. 그 다음에는 30번째 괘인 중화리(重火離) 괘가 기다리고 있다. 중화리 괘는 '암소를 기르면 길하다'(畜牝牛吉)고 나온다. 사나운 수소가 아니고 부드러운 암소이다. 주역가(周易家)는 미국 상황을 택풍대과로 보는데,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는 어떻게 진단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