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보고를 받고 무척 아쉬워했다고 한다. 정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이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도 172석의 거대 여당이 뒷받침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이 컸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8·15 경축사를 전기 삼아 추석 무렵에는 이 대통령의 지지도를 3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했으나 지지율은 여전히 20%대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화된 불교계의 반발도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 자신과 절친한 사이였던 고(故) 법장(法藏) 스님의 책을 읽을 계획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법장 스님은 '고통을 모으러 다니는 나그네', '세계일화' 등의 저서를 남겼다.
추석 후엔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으레 야당의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여건에서 이 대통령은 올가을에 국정주도권을 확실하게 다잡지 못하면 '지지율 20%대 박스권(주가가 일정한 폭 안에서만 움직일 때 그 가격의 범위) 대통령'으로 고착될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처음 맞는 이번 추석은 '시름의 추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