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가는 동료가 숨을 쉴 수 있도록 물 위로 밀어 올리던 참돌고래 떼가 동해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참돌고래의 이 같은 이타적(利他的) 행위가 야생 상태에서 촬영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지난 6월 27일 시험조사선 탐구 12호를 타고 울산~포항 간 해역을 조사하던 중 경주 감포~울산 정자 앞바다에서 죽어 가고 있는 참돌고래를 다른 참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밀어 올려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10일 밝혔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들은 시험조사선을 타고 수백 마리의 참돌고래 떼를 추적하던 중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1마리의 참돌고래를 다른 참돌고래 4~5마리가 2시간 동안 반복해서 수면 위로 밀어 올리는 것을 목격했다.
병들거나 힘이 없어 호흡이 곤란한 동료나 새끼를 수면 위로 밀어 올려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돌고래들의 이 같은 행위를 학계에서는 '이타적 행위'로 규정, 돌고래의 고등(高等)성과 사회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
당시 조사선에 타고 있었던 연구원들은 "이들 참돌고래를 멀리서 발견하고 2~3m까지 접근했는데도 참돌고래들은 동료를 수면 위로 밀어 올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참돌고래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받던 참돌고래는 죽은 뒤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고래연구소측은 "죽은 고래가 어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자연사(死)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돌고래류의 이타적 행위가 보고된 것은 돌고래 사육 수조에서 관찰되거나 야생 상태라 하더라도 죽은 상태에서 밀어 올리는 사례 몇 건만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장근 고래연구소장은 "돌고래가 죽은 뒤에도 다른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밀어 올리거나 부축하는 행위는 일종의 장례의식과 같은 것으로, 이번 발견과 촬영은 고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