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약칭 문방위)의 첫 전체 회의는 여야 의원들 간의 고성(高聲)과 뒤이은 정회(停會), 여당 의원들의 퇴장이 이어지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13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 내내 '당신' '정권의 말로' '공갈' '엿 팔듯 정책하나' 등 인신 공격성 발언들이 줄을 이었고, 끝내 밤 10시쯤 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은 초선이 많아 정부를 너무 감싼다"고 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정회됐다.

언론·방송·종교 분야 등을 다루게 될 문방위는 이번 정기국회 내내 최대의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부처 길들이기 대 언론장악 음모

야당 의원들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말에서 "참여정부에서 그 동안 발표된 문화정책은 거창하고 화려했지만 실제로 실행된 것은 적었다"고 하자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전직 장관에 대한 모독이자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했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신재 민 제2차관(오른쪽)이 김장실 제1차관(가운데)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순호 기자

질의 시간에는 신재민 제2차관이 야당의 표적이 됐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신 차관이 'KBS 사장 해임권이 대통령에게 있다' 'YTN 주식매각' 발언 등을 했는데, 이는 차관 권한을 넘는 월권행위"라며 "5공 당시 언론장악 첨병 노릇을 한 허문도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신 차관의 주식매각 발언은 구본홍 신임사장을 반대하는 노조를 길들이고 협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고,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유 장관, 신 차관 등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분들이 가장 정치적이고 파당적·분파적 정책을 쏟아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언론에 대못질을 한 분들이 도대체 누구냐"고 맞섰다. 나경원 의원도 "공기업이 YTN 주식을 소유할 경우 언론장악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 아니냐"고 신 차관을 변호했다. 이에 신 차관은 "개인적 의견을 언급한 것이 이렇게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제대로 된 정부라면 언론사 지분을 갖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 언론자유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 "종교 편향 논란 유감"

유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이 "조계종 홈페이지에 있는 27건의 종교 차별 사례에 대한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일을 공직사회에서 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에도 불교계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아직 믿음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서"라며 "그동안 대통령이 충분히 말했는데, 그런 부분이 불교계나 밖으로 잘 전달이 안됐던 것 같다. 있는 사실 그대로를 (대통령에게) 말하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