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잃었지만, 소녀의 발레는 끝나지 않았다.
6일 밤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개막공연이 펼쳐진 메인스타디움(냐오차오)에 설치된 원형 무대 위로 한 소녀가 나타났다.
분홍색 발레복을 곱게 차려 입고 휠체어에 앉은 소녀는 청각장애인 무용단과 함께 10여분 간 발레공연을 선보였다. 함께 공연한 발레리노(남자 무용수)의 손에 이끌려 소녀가 휠체어에서 일어섰을 때, 관중들은 빨간색 토슈즈(발레신발)을 신은 소녀의 다리가 오른쪽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듯한 화려한 도약(跳躍) 동작은 없었다. 그러나 냐오차오에 모인 9만 관중은 소녀의 손 동작 하나하나에 숨을 죽였다.
이 소녀는 쓰촨(四川)성 베이촨(北川)현 취산(曲山) 초등학교 4학년인 리웨(李月·11). 리웨는 지난 5월 원촨(汶川) 대지진 때 무너진 학교 건물 더미에서 70여 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지만, 왼쪽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리웨의 꿈도 함께 산산 조각나는 듯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리웨는 6월 초 언론에 공개된 병상일기에서 "더 이상 보통사람처럼 춤을 출 수는 없지만, 발레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해, 중국인들을 울렸다.
장지강(張繼鋼) 패럴림픽 개막식 총감독은 리웨를 픽업했고, 리웨는 1개월 맹연습 끝에 마침내 '영원히 멈추지 않는 춤사위(永不停跳的舞步)'라는 이름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며 꿈을 이뤘다. 함께 공연한 뤼멍(呂萌·23)은 "리웨는 연습기간 내내 단 한번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에선 왼쪽 다리가 없는 허우빈(侯斌·아테네 패럴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도 허공에 매달린 채 온 힘을 다해 로프를 끌어당겨 70m상공에 설치된 성화대에 점화하는 등 '장애 극복'을 향한 의지를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