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내년부터 자동차 조립생산라인 근로자들의 밤샘근무를 없애려던 계획이 당사자인 현장 근로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노사가 밤샘근무를 없애는 대신 '임금과 생산물량은 지금처럼 유지한다'고 합의한 데 대해 "임금은 유지해야 하지만,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반대 논리다. '일은 덜 하더라도, 임금은 그대로 내놓으라'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5일 올 임금협상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전체조합원(4만4976명) 가운데 2만6252명(61.2%)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일 '현재 자정을 넘어 오전 8시까지 계속하는 심야와 새벽근무를 폐지하고, 내년 9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오전·오후조)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잠정합의했었다. 이 같은 심야근무 폐지는 한국 자동차산업 41년 역사에 처음 도입되는 근무방식이다. 이 안에 따르면 현대차 조립생산라인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은 종전 주·야간조 각 10시간(잔업 2시간 포함)에서 오전조 8시간, 오후조 9시간 등 1~2시간씩 줄어들게 된다. 노사는 작업시간이 줄어들더라도 현재의 임금수준과 생산물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현대차 울산공장의 일부 대의원들과 현장 노동운동 조직들은 "작업시간이 줄어드는데도 현재와 같은 생산물량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노동강도를 높여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결과"라며 잠정합의안 부결운동을 폈고, 60%가 넘는 조합원들이 이에 동조했다. 이들은 또 현대차의 임금 인상 폭이 같은 울산지역의 현대중공업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부결을 주장했다.
잠정합의 부결운동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윤해모 지부장 체제에 반대하는 노조 내 일부 계파들이 "집행부 총사퇴" 주장을 펴는 등 새로운 '노-노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지부는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일부 대의원들이 집행부의 협상장 진입을 육탄 저지하는 등 전례없는 '노-노 갈등'을 겪었다.
회사 측도 2001년, 2002년 연속 부결 이후 6년 만에 맞닥뜨린 잠정합의안 부결사태에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다음주 초 서둘러 재협상에 나설 방침이지만,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