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동부경찰서는 27일 승진 대상 교사에게 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오산시의 초등학교 교장 A(57)씨를 구속하고 금품을 제공한 교사 B(47)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8월 27일 보도)

올 5월 경기도 화성교육청에 이 학교 김모(여) 교무부장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이 교장에게 김 부장이 현금·수표, 접대비 318만원, 다른 교사들이 고추, 손전등, 불고기, 요가매트 100만9400원어치를 바쳤다는 것이다. 진정서에는 전·현직 교사 17명, 학부모 1명 등 18명의 사실확인서도 있었다.

진정서에 따르면 이 교장은 작년 6월 부임한 지 1주일이 안 돼 열린 직원 회식에서 김 부장을 향해 "나는 너 같은 여자 싫어. 나는 다른 교사를 키워줄 거야"라고 했다. 김 부장은 교감승진을 앞두고 이 교장에게 근무평정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교장의 말에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뒤 이 교장은 김 부장을 불러 교장실 청소와 화분 관리를 시켰다. 수업 중에도 불러 부동산 파일 정리를 시켰다. 올 3월 이 교장은 김 부장에게 "초등학교 교사인 내 아들이 근무하는 교장과 교감에게 인사해야 한다"며 "봉투 2개를 속지까지 넣어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 부장이 빈 봉투에 속지를 넣어 갖다 주자 이 교장은 "속지가 너무 크다"며 김 부장을 타박했다. 김 부장은 진정서에서 "이 교장에게 빈 봉투만 만들어 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그 뒤부터 금품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6회에 걸쳐 총 22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작년 7월 이후부터 술 접대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부장은 남편과 함께 평균 월 2회 이상 술을 접대해야 했다. 이 교장은 접대가 뜸하면 김 부장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요즘은 바쁜가 보다. 맘이 변했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부임 이후 거의 매일 오후 4시쯤 퇴근했고 퇴근할 때마다 교사들의 승용차를 이용했다. 작년 2학기와 올 1학기 간부수련회 장소를 선정할 때는 담당교사에게 미리 수련회 장소를 지정해 준 뒤 다른 2개 장소를 사전 답사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미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8월 30일 만난 김 부장은 기자에게 "처음에는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도 변하겠지' 하는 생각에 시키는 대로 교장실에 가 난(蘭)에 물도 주고 사 달라는 콩과 메주, 야채 등도 사다 주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 교장이 계속 금품을 요구하고 수업 시간에도 심부름을 시켜 아이들 교육까지 방해해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교사들은 "승진과 관련된 사람은 김 부장 1명뿐"이라며 "이 교장은 김 부장뿐 아니라 다른 교사들에게도 부당한 요구를 해 교사들이 전근 신청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화성교육청은 '중징계 요구'를 결정하고 경기도교육청에 이를 통보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학교에서 교장이 교감 승진 대상자에게 금품을 받아 내부 분란이 생겼다'는 첩보가 전해지자 관할 화성동부경찰서에서 이를 수사하게 된 것이다. 이 교장은 8월 27일 구속됐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이 교장의 가장 큰 혐의는 뇌물수수였다. 이 교장은 작년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기 아파트 앞에서 김 부장으로부터 10만원 수표 10장을 받았다. 올해 2월까지는 교장실에서 추석이나 설날 전, 해외연수나 여행을 가기 전 현금 20만~30만원씩 6차례에 걸쳐 총 22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이 교장은 김 부장의 고향인 강원도 동해에 가 바다낚시를 하며 식사 대접을 받고 건어물도 받았다. 과학조교에게는 손전등을, 연구부장에게는 요가매트를, 배드민턴 코치에게는 배드민턴 라켓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이 교장 부인의 계좌도 추적하다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학부모 4명으로부터 식사비 명목으로 6회에 걸쳐 183만원을 받은 내역이 나와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했다.

본지는 이 교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 교장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으며 변호사는 "통화를 하지 않겠다"며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은 9월 1일 이 교장에게 '직위해제' 징계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