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방송·통신 사업의 '청사진' 격인 방송통신위원회의 4일 보고는 규제개혁과 경쟁 활성화를 통해 방송 서비스를 산업으로 육성하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핵심 골자이다. 대기업의 방송 참여 허용, IP 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활성화, 신문·방송 겸영 금지 규제 완화 같은 조치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처럼 신문·방송·인터넷을 아우르는 세계적 미디어 그룹 탄생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IT 산업을 키웠다면, 이명박 정부는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 IT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IP TV(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가 다음달부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이은 차세대 미디어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KT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업체에 IP TV사업 허가를 내줄 예정이어서 다음달부터 실시간 방송채널을 갖춘 IP TV 본 방송이 시작된다. IP TV는 그동안 KBS1 EBS 등 실시간 방송채널 없이, 영화 등을 다운로드해서 방송하는 '반쪽 미디어'라는 한계를 지녔다.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 회 청사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맨 오 른쪽)과 형태근 위원(오른쪽에서 둘 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IP TV는 초고속인터넷을 TV에 연결해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로, 방송과 인터넷의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쉽게 말해 TV를 보다가, PC처럼 인터넷 검색도 하고 신문을 보거나, 계좌 이체 등 금융거래를 할 수도 있다.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의 핸드백이 마음에 들면 TV로 구매도 할 수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홍콩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2~4년 전에 IP TV 본 방송이 시작됐지만, 우리나라는 다소 뒤처져 있다. 국내에서는 1~2년 전부터 KT의 '메가TV',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LG데이콤의 'myLGtv' 등이 방송채널 없이 IP TV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입 시청자 150여 만 가구를 모아, 미디어의 새 패러다임으로서 잠재력을 입증했다.

IP TV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방송, 이동통신 서비스를 묶음으로 값싸게 제공하는 다양한 결합상품 출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T와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 등 대형 통신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등을 묶은 결합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통신망 투자 확대와 콘텐츠 산업 활성화 등 관련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병조 방송통신위 방통융합정책관은 "KT는 앞으로 3년간 IP TV 서비스를 위한 전국 통신 인프라 구축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고,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적극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