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의 공화당 전 당대회장에서 한 대의원이‘노바마 (NO+OBAMA)’라는 문구가 적힌 카우 보이 모자를 쓰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전당대회 이틀째를 맞은 2일 공화당 전당대회의 주제는 '나라 우선-공직 봉사(Country First·Service).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지나감에 따라 애초 계획한 이벤트들을 모두 복원한 이날 행사는 시종 일관 '풍부한 외교·국정 경험'의 존 매케인(McCain) 공화당 대선 후보와 '애송이' 버락 오바마(Obama) 민주당 대선 후보의 비교였다. 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62)의 비디오 연설을 비롯해 매케인과 절친한 민주당 출신 무소속인 조지프 리버먼(Lieberman) 상원 의원(66), 프레드 톰슨(Thompson) 전 상원 의원(66),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마이크 허커비(Huckabee) 전 아칸소주지사(53) 등이 나와 '내가 아는 매케인'을 주제로 강연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이를 '올드 보이들의 총출동'이라고 평했다.

신디와 입양한 딸 2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리고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 보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의 부인 신디(왼쪽)가 입양한 딸 브리짓(오른쪽)을 껴안고 미소 짓고 있다. AP뉴시스

민주당 출신이 오바마 공격 포문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왔던 리버먼 의원이 연단에 나오자 공화당 지지자들은 3분간 기립박수로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가 "당(黨)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며 매케인 지지를 호소하자 장내는 또다시 환호성이 터졌다. 리버먼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최초의 오바마 공격수로 나섰다. 그는 "오바마이라크 주둔 미군 예산을 삭감하는 데 투표했다"며 "이 거친 시기에 그의 화려한 말이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등단한 영화배우 출신 톰슨 의원은 "민주당이 역사적으로 가장 경험 없는 사람을 후보로 선정했다"며 오바마 의원을 비판했다.

조지 W 부시(Bush)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한 8분간의 비디오 연설에서 "우리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으며 9·11테러의 교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 바로 매케인"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 부시 부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모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전당 대회장에서 환영하는 당원들을 가리키며 즐거워하고 있다. AP뉴시스

매케인에게 '레이건의 이미지'를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사람은 비디오 속 로널드 레이건(Reagan) 전 대통령이었다. 역대 공화당 출신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있었던, 또한 민주당 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레이건 데모크라트(레이건을 지지하는 민주당원)'라는 말을 만들어 낸 공화당 스타였다. 동영상 속에서는 레이건을 '국가를 제일 우선시했던 지도자', '공화당 내 이단자'라고 소개했다. 이후 리버먼을 비롯한 연사들은 매케인을 '공화당 내 이단자' '독립적인 영혼을 가진 인물'이라고 칭하며 매케인에게 레이건의 이미지를 투영시켰다. 동영상 속에는 레이건과 젊은 매케인(당시 하원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도 등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로더(Broder)는 "올드 보이들이 이날 뜨거운 밤을 만든 건 맞지만 새 얼굴을 볼 기회도 만들었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들은 레이건을 보며 꿈을 키웠고, 부시 부자(父子)의 시대를 살았다. 이제 그들의 걸음걸이는 느려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