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일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를 골라 지원할 수 있게 하는 '학교 선택제'를 도입하기 위한 학군 운영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년부터는 1단계에서 서울시내 223개 일반계 고교 중 어느 학교든 2개 학교를 지원토록 해 학교 정원의 20~30%를 추첨 배정하게 된다. 1단계 탈락 학생들은 거주지 학군와 인접 학군을 묶은 통합학군 내에서 다시 2곳의 학교를 지원하고 여기서 다시 30~40% 학생을 추첨 배정한다. 1, 2단계 모두 탈락한 학생들은 3단계에서 통합학군 내 학교에 강제 배정된다.

학교 선택제의 가장 큰 목적은 학교와 교사에게 자극을 주자는 것이다. 1974년 시작된 고교평준화 체제에선 학교들은 교육의 질(質)에 상관없이 정원만큼 신입생을 자동 배정 받아왔다. '선(先)지원 후(後)추첨' 방식의 학교 선택제 아래선 학생들이 배정을 원하지 않는 기피 학교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런 기피 학교는 3단계 강제 배정까지 하고도 정원을 못 채울 수 있다. 2006년 서울시교육청의 시뮬레이션에선 38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고교들은 기피 학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서울 고교들 중엔 이미 학교 선택제에 대비해 기숙사를 짓기로 한 학교도 있고 멀티미디어 강의실, 체력단련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학교도 있다. 골라 듣는 방과후 수업, 수업 만족도 조사, 이중(二重)언어 수업, 교복 디자인 개선을 약속한 곳도 있다. 2010년부터는 모든 학교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학교폭력 발생 현황, 졸업생 진로 등 자료를 공개하게 돼 있다. 교육정보 공개와 학교 선택제가 맞물리면 교육현장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서울 일반고 가운데 사립이 142개, 공립이 81개교다. 공립학교는 교장, 교사의 근무 학교가 4~5년마다 바뀌게 돼 있어 학교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동기 부여가 사립보다 약할 수밖에 없다. 교원평가제를 시행해 교육성과를 거둔 교장, 교사에게 상응하는 보상이 돌아가게 해야 사립고는 물론, 공립고 교사들도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교장이 순환근무에 구애받지 않고 한 학교에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자율형 학교를 더 늘리고, 교장들에게 인사·예산·교육과정의 자율권도 넓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