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좋은 곳이고 지키기 위해 싸울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세상을 떠나기가 정말 싫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McCain) 상원 의원이 즐겨 인용하는 이 대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Hemingway)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주인공 '조던'이 다친 채 홀로 적에게 포위된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한 말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0일 매케인을 '베트남 전쟁의 영웅' '자기 집이 몇 채인지도 모르는 얼치기 부자' '고집스러운 보수주의자' 등으로 단순화하는 시각은 잘못이라며 "그는 영웅적인 동시에 풍자적이고, 금욕적이면서도 때로 자제력을 잃고, 야심가이면서도 반항적인 인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깊고 복잡한 내면 세계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매케인의 어린 시절 영웅은 아버지 존 S 매케인 2세였다. 아버지는 대대로 군 지휘관을 배출한 가문에서 태어나 자신도 유능한 해군 제독이었지만, 동시에 가문의 명예를 이어야 한다는 중압감 탓에 종종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이런 아버지의 모순은 어린 매케인에게 상처로 남았다. 매케인은 어려서부터 독서에 집착했다.
뉴스위크는 "매케인이 책 속에서 도피처를 찾았고, 이를 통해 새 세계에 대한 동경과 사람들의 위선을 간파하는 예리한 눈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매케인은 1981년 부친의 장례식을 마친 뒤 군복을 벗고 정계에 뛰어 들었다. 아버지의 그늘과 가문의 전통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새 도전에 나선 것이다. 정치인 매케인은 직설적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군인 출신답지 않게 유연하고 노련했다. 44세의 여성 세라 페일린(Palin)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세간을 놀라게 한 것도 "사람들의 고정 관념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그의 삶의 패턴을 반영한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