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은 무명(無名)의 알래스카 여(女) 주지사 새라 페일린(Palin·44·사진)을 러닝 메이트로 선택함으로써, 미 대선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매케인의 '도박사(gambler)' '이단자(maverick)'기질을 잘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동시에 ▲페일린이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을 유인하겠다고 '급조된' 후보라는 비난과, ▲과연 페일린이 대통령 유고(有故)시 군통수권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냐에 대한 논쟁에 휩싸이게 됐다.

당황한 민주당=NYT는 30일 "매케인의 페일린 지명은 버락 오바마(Obama) 상원의원의 후보 수락 연설로 생긴 민주당의 동력(動力)을 일시에 날려버렸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미트 롬니(Romney)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나 팀 폴렌티(Pawlenty)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에 대한 공격 전략을 세웠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오바마 측은 일단 여성 지지자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페일린이 낙태 반대, 총기 권리를 옹호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공격할 계획이지만, 여성 유권자들을 의식해 '무자비한 공격'도 하지 못하고 있다.

매케인, 딱 한번 만나=매케인 측은 "페일린과 지난 2월 워싱턴에서 있었던 전미(全美) 주지사 협회에서 처음 만났으며, 44세의 떠오르는 '공화당 스타'에게 순간적으로 매력을 느껴 부통령 후보 명단에 올렸다"고 CNN에 말했다.

CNN방송은 이와 관련, 매케인이 극도의 보안 속에 극히 일부 참모와 상의해 부통령 후보를 선정한 것을 보면, 매케인의 도박성이 강하고 본능에 의존하는 통치 스타일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거겐(Gergen) 하버드대 교수는 CNN방송에서 "매케인이 집권하면 중요한 사항은 혼자 결정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혀 검증 안 된 인물=하지만, 페일린은 불과 한 달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통령의 임무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고 인정했었다. 외교·안보는커녕, 경제 문제 등 국내 이슈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10월 중으로 예정된 부통령 후보간 TV토론회에서 페일린이 완패할 우려도 있다. 알래스카 현지 미디어들도 "페일린이 달에 착륙한 것 같다"며, 그가 러닝메이트가 된 것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여성층 지지는 의문=매케인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오바마에 18% 포인트(39%대57%) 뒤져 있다. 페일린 주지사는 30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Ferraro) 전 의원과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 유리천장(glass ceiling·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을 깨는 바통을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NYT의 칼럼니스트인 게일 콜린스(Collins)는 "공화당이 여성 유권자를 배려하기 위해 여성을 러닝 메이트로 지명했다고 하는 것은 불쾌할 뿐만 아니라, 모욕적이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1일부터 4일까지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 있는 엑셀센터.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의 모습이 벽에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