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보조작가가 방송국 건물에서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프로덕션 소속의 여성 작가 김모씨(23)는 목요일(28일) 새벽 2시30분쯤 서울 목동 SBS본사에서 투신 자살했다.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긴급출동 SOS 24'의 보조작가인 김씨는 이날 SBS 본사 23층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로 추정된다.

이날 김씨는 본사 22층의 긴급출동 SOS24 사무실에서 연출, 조연출, 보조작가들과 함께 야근을 하던 중 2시30분쯤 먼저 일어나 모두들 퇴근하는 줄로 알았으나 김씨는 곧바로 옥상인 23층으로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작가 생활 7개월차인 김씨는 출발모닝와이드에서 5개월간 일한 후 긴급출동 SOS24로 넘어와 두달간 일해왔던 차였다.

SBS 측은 "현재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의 사건 조사가 끝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긴급출동 SOS 24'는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현장에 제작진이 직접 출동해 사태의 해결 및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전천후 솔루션 프로그램으로 매회 충격적인 소재와 영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이번 사건은 열악한 보조 작가들의 근무 환경을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

사건을 접한 한 생방송 아침 프로그램 보조 작가는 "통상 방송사 막내 작가의 급여는 60만원 선으로 일주일 중 하루를 쉰다고 돼 있지만 사실상 이날도 집에서 근무할 때가 대부분이다. 회사에 없어도 24시간 아이템을 찾고 섭외하고 전화하느라 시간을 보내야한다. 전화요금을 비롯, 각종 경비를 제하면 늘 적자 인생일 수 밖에 없고, 친구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고 이 직업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능력을 인정받고 연차가 쌓이면서 입봉을 하고 메인 작가가 되고 나면 여러 프로그램에서 찾는 인기를 누리며 연봉도 올라가는 등 이른바 전문직 대우를 받게 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보조 작가 시절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획사와 방송사 PD간 로비사건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작가들이 가운데서 로비 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이번 사건까지 발생함에 따라 방송가에 적지않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