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말레이시아 의회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함으로써 말레이시아 정국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고 있다. 이번 보선에서 당선된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Ibrahim·60) 전 부총리는 승리가 확정되자 "이제 우리가 집권할 때가 됐다"고 기세를 올렸고, 27일에는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압둘라 바다위(Badawi·69) 현 총리에게 사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안와르는 말레이시아 페낭주(州)의 페르마탕 파우 선거구에서 실시된 보선에 출마, 3만1195표를 얻어 집권 바리산전국연합(BN)의 아리프 오마르 후보(1만5524표)를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안와르는 특히 1998년에 이어 최근에 또다시 남색(男色·Sodomy)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기에 성공했다.
안와르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승리는) 말레이시아의 모든 세력이 집권세력(BN)의 정치를 거부하고 나의 개혁 주장에 동조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제는 BN 대신 우리가 집권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와르는 올 3월 8일 실시된 총선에서 3개 야당 연합을 이끌어 종전 20석이던 의석 수를 82석으로 늘렸다. 반면 14개 정당으로 구성된 여당 연합 BN은 222개 의석 중 140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안와르는 지난 6월 "BN 소속 의원 30명이 합류해 조만간 우리가 집권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27일 압둘라 바다위 현 총리의 사임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여당 연합 내부에서 나오는 등 균열 조짐이 생기고 있다. 여당 연합을 이끄는 텐쿠 함자(Hamzah) 선임의원은 "압둘라 총리가 나라를 이끄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신임도 얻지 못해 새로운 길을 찾을 때가 됐다"고 AFP에 말했다.
압둘라에게 후계를 물려준 마하티르 모하메드(Mohamed) 전 총리와 그의 아들이자 여당 연합의 젊은 의원들을 이끄는 무크리즈(Mukhriz)도 "지난 3월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국민들이 현 집권세력을 거부했다. 압둘라 총리는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