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한 주경기장(종합운동장)과 선수촌의 건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시는 이들 시설을 새로 지으려 하지만 사업 계획 승인권을 가진 문화체육관광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경기장 건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회 개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인천시 "주경기장 신설 불가피"

인천시는 서구 연희동 산 115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대회 개·폐막식 장소 등으로 쓸 7만석 규모의 주경기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시내에는 7만석짜리 새 경기장을 지을 만한 곳이 없어 그린벨트를 택하게 됐다고 인천시는 설명했다.

그 인근 공촌·연희동에는 4000가구 규모의 선수촌과 미디어촌도 지으려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규정에 주경기장은 관람석이 7만석 이상이어야 하고, 그 인근에 선수와 임원진, 언론인 등 2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선수촌과 미디어촌을 지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기존 문학경기장을 보완해 사용하라는 지역사회 일부의 주장에 대해 인천시는 전문가 검토 결과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문학경기장은 관람석이 5만석이라 2만석을 더 늘려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대유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장은 "2만석을 무리하게 늘려봐야 가시거리를 넘거나 기둥에 가려 경기 관람을 할 수 없는 자리가 많이 생기고, 건설 비용도 2500억원 정도로 추정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관람석이 5만석인 문학경기장. 정부는 이 경기장을 증축해 아사안게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인천시는 검토 결과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문학경기장 증축해 활용을"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학경기장을 증축해서 주경기장으로 쓰라는 종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회성 행사에 건설비를 너무 많이 투자할 수 없고, 대회 이후 적자운영과 그린벨트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수촌·미디어촌을 그린벨트에 짓는 것도 개발제한구역 관리 원칙에 위배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대회가 끝난 뒤 선수촌 아파트를 일반에 분양해 대회에 쓴 예산을 상당부분 채워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행사 개최를 이유로 그린벨트에 아파트 건설을 허용한 사례가 없어 인천에만 허용할 경우 전국적으로 그린벨트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회 개최에 차질 생길 수도

정부가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인천시는 최근 주경기장에 대한 수정안을 만들어 다시 제안을 했다. 서구에 새로 주경기장을 짓되 당초 고정석 5만석, 가변석 2만석으로 잡았던 계획을 고정석 3만석, 가변석 4만석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설치비용이 3532억원에서 2388억원으로 1194억원 줄어든다고 한다. 가변석은 해체와 조립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말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다른 경기장에 배치할 수도 있고, 필요하면 이곳에 다시 설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는 주경기장의 설계 단계부터 서울 상암경기장처럼 대형상점 등의 수익시설 설치계획을 반영해 유지·관리에서도 흑자를 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정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건설기간을 감안할 때 오는 10월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아시안게임 개최의 차질도 우려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인천시의 형편을 고려해 주경기장의 관람석 수를 비롯해 경기 시설과 개최 종목을 줄이는 문제를 OCA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