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불공평한 경기다. 마치 아이들로부터 사탕을 뺏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그들이 드림팀이다."
그들의 예선 경기를 지켜봤던 미 프로농구 최고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의 메이 트레너(31)·케리 월시(31)조가 21일 베이징 차오양 공원에서 열린 여자 비치볼 결승에서 중국의 왕제·텐자 조를 2대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 트레너·월시 조는 이번 올림픽에서 7경기 동안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공식 대회 108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준우승에 그친 중국 선수들은 "너무 강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그들이 너무 잘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메이 트레너는 아버지가 미국 남자배구 대표, 어머니가 테니스 선수생활을 하다 비치발리볼 선수로 전향한 '스포츠 가족'.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의 매트 트레너가 남편이다. 미 농구대표팀의 가드 제이슨 키드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그녀는 등에 키드의 배번인 5번을 의미하는 로마자 문신을 새겨놨다. 월시 역시 농구와 배구 선수로 활약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았다.
두 선수 모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뛰었다. 메이 트레너는 비치발리볼 대표로 나서 5위를 기록했고, 월시는 여자배구 선수로 4위에 그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두 선수가 한 팀을 이룬 것은 메이 트레너가 종전 파트너와 결별하면서부터. 2001년 처음 콤비를 이룬 뒤 메이 트레너·월시 조는 2002년 국제 FIVB투어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2003년 AVP 투어에 참가하자마자 '올해의 팀'으로 뽑혔다. 그해 거둔 성적은 39전 전승. 아테네올림픽에서 전승 금메달을 목에 건 이들은 세계선수권대회 3회 연속 우승, 월드 투어 10회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한 호주 선수는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서 다른 선수들이 아예 모여 국제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체력 소모가 큰 비치발리볼 특성상 30대 여자선수들이 버티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승행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체력을 커버하는 이들의 장점은 '찰떡 호흡'이다. 서로 "우리 사이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경기 중 서로 쳐다보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내년 비치발리볼 무대에선 이들을 볼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아이를 갖기 위해 1년 동안 선수 생활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4년 후 런던올림픽에서 3연패(連覇)에 도전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메이 트레너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케리와 내가 돌아오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