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총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한나라당 몫인 11개 위원회의 위원장 후보를 결정했다. 이들은 본회의 선출 절차를 거쳐 18대 국회 전반기 2년간 상임위원장을 맡게 된다.

이 날 의원총회에서는 통일외교통상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정보위원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이 실시됐다.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남경필(통외통), 고흥길(문화), 최병국(정보) 의원을 지난 주에 후보로 내정했으나 박진, 정병국, 권영세 의원이 경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당 소속 의원 172명 중 156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통외통 위원장에는 박진 의원이 81표를 얻어 75표를 획득한 남경필 의원을 앞섰다. 지도부 내정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3선인 박 의원은 외무고시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청와대에서 외교 업무와 대통령 통역도 담당했던 당내 대표적인 외교통이다.

한나라당은 1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 몫 11명의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 를 선출했다. 왼쪽부터 박진 통일외교통상위, 김영선 정무위원장 후보, 박희태 당 대표, 심 재철 윤리특위, 서병수 기획재정위, 이병석 국토해양위, 조진형 행정안전위, 김학송 국방 위, 고흥길 문화체육관광위, 최병국 정보위원장 후보. 운영위원장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맡고, 이한구 예산결산특위 후보는 이날 불참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또 정보위원장 후보 선거에서는 최병국 의원(66)과 권영세 의원(49)이 각각 78표로 동점을 기록했지만 '동수(同數)일 경우 다선(多選)·연장자 순으로 한다'는 당규에 따라 같은 3선이지만 나이가 많은 최 의원이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한 표가 기표란의 가운데 부분에 ○표가 찍혀 무효표 논란도 있었다. 최 의원 쪽에 ○표가 걸친 부분이 더 많아서 최 의원 표로 간주되는 바람에 결과가 달라졌다. 최 의원은 대검 공안·중수부장을 지낸 검사출신 3선 의원이다.

문화위원장에는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고흥길 의원이 96표를 얻어 정병국 의원을 꺾고 후보로 결정됐다.

나머지 8개 위원장은 모두 단독 출마해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관례상 여당 원내대표가 맡아온 운영위원장은 홍준표 당 원내대표가 맡았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조세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장은 부산 해운대구청장 출신 3선인 서병수 의원이 맡게 됐다. 또 총리실 관할 업무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원장에는 변호사 출신의 김영선(4선) 의원이 한나라당에서는 유일하게 여성으로서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

국방위원장에는 김학송 의원이 후보로 결정됐다. 해군 사령부가 있는 경남 진해에서 3선을 한 김 의원은 17대 때 국방위원을 지냈다. 행정안전위원장 후보로 정해진 조진형 의원은 14~15대 의원을 지내고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국토해양위원장을 맡게 된 이병석(3선)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초·고·대학 후배로 당내 주류 핵심 중 한 명이다.

이와 함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는 이명박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해 온 이한구 의원이, 윤리특별위원장에는 심재철 의원이 각각 후보로 결정됐다. 두 특위 위원장은 1년씩 업무를 교대로 맡기로 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전체 국회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하지만 각 교섭단체가 상임위를 배분하고 후보자를 정하면 관례적으로 통과되기 때문에 이 날 결정된 후보들은 사실상 상임위원장으로 정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