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임기 개시 82일째인 19일까지 원(院) 구성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은 야당이 요구해온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광우병 위험을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라며 이 법의 개정을 요구해 왔다. 국제 통상 관례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해온 한나라당이 일부 조항을 수정해 받아들여 이날 어렵게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됐다.

이번 원 구성 협상은 14대(125일), 7대(96일) 국회에 이어 세 번째로 길게 끈 것이다. 여야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축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등은 국제통상법과 저촉 가능성을 이유로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축법 개정안 쟁점들

여야가 이날 합의한 가축법 개정안은 우선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해당 국가 쇠고기에 대해 긴급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또 광우병 발생 국가의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발생 시점부터 5년간 수입하지 못하게 하자는 민주당 요구를 한나라당이 수용했다.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82일만인 19일 여야는 국회의 문을 여는 원 구성 협상을 타결지었다. 이날 협상 타결 후 민주당 원혜영, 한나라당 홍준표,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서로 손을 잡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다만 기존의 한·미 쇠고기 협상 내용은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 미국과의 논란 소지는 줄이려 했다는 게 여야의 설명이다. 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재개시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

한나라당은 '한·미 쇠고 기협상'에 대한 소급 적용 불가'를, 민주당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재개시 국회 통제라는 조항을 서로 주고받았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은 "법을 개정해 기존 고시 내용을 제약하는 것은 한·미 협상을 뒤집는 것"이라고 소급 적용을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잘못된 협상 결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며 소급 적용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막판에 양보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재개시 국회 통제를 받는 문제의 경우 국회 '동의'냐, '심의'냐를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다. 민주당은 "국회가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며 동의를 주장하다가 막판에 '심의'로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심의는 본회의에서 표결까지 가능하므로 정치적인 효과는 동의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협상 결과를 놓고 두 당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또 한 번 원칙 없이 양보했다"고 했고,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정도를 받아내려고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끌어왔느냐"고 했다.

국제 통상법과 충돌 가능성은?

외교통상부는 이날 여야 협상 타결 직전에도 "수입위생조건을 국회에서 심의한 전례가 없다. 다른 나라와 통상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으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이를 강행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야당의 기존 요구에 비해 상당히 완화됐다. 처음 야당 안(案)은 WTO 제소가 불가피해 보였는데 많이 걸러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 광우병 발생국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5년간 수입 금지 조항이 들어있는 것에 대해 "미국이 문제 삼을 수 있고,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동국대 곽노성 교수도 "5년으로 정한 것은 국제 표준에 없는 자의적인 것으로 원인 조기 소멸시에도 수입을 재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