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25·고양시청)이 세계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장미란은 16일 베이징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최중량급(75㎏ 이상급)에서 합계 326㎏(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올려 이번 올림픽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장미란은 또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무려 세계 신기록을 다섯차례나 세우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역사(力士)임을 입증했다. 기존 세계기록은 인상 139㎏(무솽솽·중국), 용상 182㎏(탕공훙·중국), 합계 319㎏(장미란, 무솽솽)이었다.
11명의 선수가 출전했지만 장미란의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밖에 없었다. 장미란은 월등히 무거운 도전 중량을 신청해 다른 10명의 선수들이 먼저 경기를 끝낸 후에야 도전에 나섰다. 장미란은 인상 1차 시기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10㎏ 이상 무거운 130㎏를 들어올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인상 2차 시기에 136㎏을 든 장미란은 3차 시기에서 세계신기록인 140㎏에 도전했다. 장미란은 기합 소리와 함께 바벨을 머리 위로 끌어올렸고, 성공임을 알리는 하얀색 등 3개가 불을 밝히자 바벨을 던지고 환호했다.
용상 1차 시기에서 금메달이 확정됐다. 장미란은 1차 시기에서 175㎏에 성공, 합계 315㎏으로 2위 올하 코로브카(우크라이나·합계 277㎏)를 멀찍이 따돌렸다. 동메달은 마리야 그라보베츠카야(카자흐스탄·270㎏)에게 돌아갔다.
용상 2차 시기부터는 세계기록과의 싸움이었다. 장미란은 용상 2차 시기에서 183㎏을 신청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난공불락이던 탕공훙의 용상 세계기록(182㎏)을 넘어서는 것. 성공하면 합계 323㎏으로 일단 종전 합계 세계기록(319㎏)을 4㎏이나 넘어서는 것이었다. 장미란은 짧은 기합 소리를 내며 바벨을 들어올렸고, 역도장 안엔 새로운 세계기록 수립을 알리는 함성이 가득 찼다.
장미란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86㎏에 도전장을 냈다. 성공. 역도장을 향해 두 손을 치켜들며 인사를 한 장미란은 곧바로 플랫폼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합계 세계기록은 326㎏으로 늘어났다. 라이벌 무솽솽의 불참으로 자칫 평가절하될 수 있었던 금메달이었지만 장미란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세계 정상에 섰다.
장미란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9개, 동메달 4개로 종합순위 4위(16일 오후 10시 현재)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