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흐라 핀토(말라위)는 15일 베이징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워터 큐브' 4번 레인 출발대에 섰다. 핀토는 무릎 바로 위까지 올라오는 파란색 수영복을 입고, 빨간색 수영 모자를 썼다. 지난 5일 말라위 올림픽위원회가 빌린 돈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와 핀토에게 준 선물이었다.

수영 여자 50m 자유형 예선전 2조 경기. 턴을 할 필요 없이 반대편 벽을 찍으면 끝나는 경기였다. 하지만 50m 레인에서 연습을 거의 해 본적이 없는 핀토는 수영장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같은 조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 너무 못해 3위(32초53)를 기록했다. 예상 밖이었다. 그러나 결선에 올라가기는 턱없이 부족한 기록. 핀토는 경기 후 "내 기록을 깬다는 목표를 이뤄 기쁘다. 다음 올림픽 때는 꼭 결선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자유형 50m 예선에 출전한 말라위의 14세 소녀 자흐라 핀토. 올림픽 직전에야 처음 50m 풀을 경험했지만 당당히 8명이 겨룬 예선 2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날 핀토의 기록은 지난 4월 호주의 리비 트리켓이 세운 세계신기록인 23.97초보다 무려 8초 이상 뒤진 기록이었다. 하지만 핀토의 얼굴은 밝았다. 핀토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오는 올림픽에 내가 참가해 경기를 펼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흥분됐다"며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던 건 올림픽 기준에 맞는 선수가 없을 경우 남·여 선수 각 한 명씩을 올림픽에 파견할 수 있다는 국제수영연맹(FINA) 규칙 때문에 가능했다. 14세에 불과한 핀토는 말라위의 유일한 여자수영 국가대표다. 말라위에 수영선수는 100명이 채 안 된다.

핀토는 불과 올림픽 참가 며칠 전에 남아공으로 날아가 비로소 처음으로 50m 레인에서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그녀의 나라 말라위엔 50m짜리 레인은커녕, 실내수영장조차 없다. 그래도 핀토는 "올림픽은 내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며 "경험을 많이 쌓아 꼭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