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Phelps·23)를 괴롭힐 가장 유력한 도전자는 바로 박태환(19·단국대)이다. 한국 올림픽 수영 사상 첫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한 '마린 보이'는 12일 오전 11시16분(한국시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단일 올림픽 최다관왕(8관왕)을 노리는 '수영 천재'와 맞대결한다.

둘 다 몸 상태는 최상이다. 박태환은 11일 오전 열렸던 준결선 2조에서 1분45초99로 들어왔다. 준결선 1·2조에 출전한 16명 가운데 2위의 기록이자, 자신이 4월 동아 대회 때 세웠던 아시아기록(1분46초26)을 0.27초 앞당긴 아시아 신기록이다. 전체 1위로 준결선을 통과한 피터 밴더캐이(1분45초76·미국)는 최선에 가까운 레이스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 자유형 200m 세계기록(1분43초86) 보유자인 펠프스는 전체 4위(1분46초28)에 머물렀다. 뒤이어 열린 계영 400m 결선에 나서기 위해 힘을 아낀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마지막 경기였던 계영 400m 결선에선 네 명 중 첫 번째 영자(泳者)로 나서 47초51(100m)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미국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결선의 일차 목표를 1분44초대 진입과 메달 획득으로 잡고 있다. 베이징으로 오기 전 태릉선수촌에서 했던 모의 레이스를 근거로 한 추정치다. 현재의 상승세라면 1분43초대도 욕심 낼 만하다. 자유형 400m 결선에선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했던 기록(3분41초대)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박태환은 "펠프스의 8관왕을 저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는 아테네 올림픽(2004년) 6관왕이고 작년 세계선수권 7관왕이다. 난 갓난아기나 다름없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대표팀 노민상 감독 역시 "펠프스는 강하다. 영법도 좋다. 준결선을 보니 다른 선수들을 갖고 놀더라. 박태환과 밴더캐이가 2·3위를 다투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박태환의 작전은 무엇일까. 자유형 400m에선 200m를 지나면서 스퍼트를 하는 작전이 다른 선수들의 허를 찌르며 환상적인 성공을 거뒀다. 노 감독은 박태환에게 과감하게 '펠프스 사냥'을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찬스가 좋지 않습니까. 슬쩍 얘기를 꺼내 보려고요." 자유형 200m 결선에선 박태환이 5번 레인, 펠프스가 6번 레인에서 나란히 레이스를 펼칠 예정. 어려운 고비 때 강한 힘을 발휘해 온 박태환의 승부수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