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중산층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매사추세츠 주의 주지사는 흑인이다. 애틀랜타 시장인 셜리 프랭클린(Franklin)은 흑인이지만, 지역 백인 사업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종'에 구애를 받지 않는 젊은 흑인 정치인들, 일명 '오바마(Obama) 세대'가 미 정치계에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흑인 인권운동을 하지 않고서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백인과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에게 지지를 받지만, 정작 흑인들로부터는 큰 환영을 받지 못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인종 차별 제도가 없어진 후 자라난 오바마 세대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흑인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Obama) 상원의원. 오바마는 2005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흑인 정치인 모임에 별로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을 '흑인 정치인'으로 규정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10일 보도했다. 코리 부커(Booker·39) 뉴아크 흑인 시장은 10일 NYT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흑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문제를 거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흑인을 위해 사회가 바뀔 것이 아니라, 흑인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가 지난 6월 15일 아버지 날을 맞아 흑인들에게 "책임감을 가지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바마 세대 정치인이 등장하게 된 것은 흑인 중산층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흑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흑인이자 시각장애인인 데이비드 패터슨(Patterson) 뉴욕 주지사는 컬럼비아 대학을 나온 검사 출신이고, 부커는 스탠퍼드대 학부와 예일대 법과대학원 출신이다. 인종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Civil Rights Act)은 오바마가 3세이던 1964년에 만들어졌다. 부커 시장은 최근 한 연설에서 "평생 '백인 전용'이라는 팻말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 새로운 세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생 인종 차별에 저항하며 싸워 온 흑인 원로 정치인들이 오바마 세대를 달갑게 볼 리가 없다. NYT에 따르면, 올해 초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흑인 원로 정치인들이 힐러리 클린턴(Clinton)을 지지한 이유도 클린턴 부부가 오히려 오바마보다 흑인 사회에 기여한 것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보다는 흑인 차별이 심했던 남부에서 자란 클린턴 전(前) 대통령이 흑인들을 더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흑인 인권 운동가인 제시 잭슨(Jackson·67) 목사는 오바마가 어버이날 연설에서 "흑인을 얕잡아 봤다"며, "오바마 발언은 백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백인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