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대표이사에게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 고액의 위로금이나 인상된 퇴직금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회사의 정관(定款)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배광국)는 모 보험사 대표이사였던 양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회사 정관에 따라 결정된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등 5억7000여만원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회사 이사회는 2005년 12월 최대주주가 변경돼 대표이사가 바뀌게 된 상황에서,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돼온 임원 퇴직금을 상여금 등을 포함한 기준으로 계산하기로 결의하고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에게는 별도의 퇴직위로금도 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바뀐 규정에 따라 양씨에게 고액의 퇴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한 이사회는 양씨가 사임하자마자 다시 규정을 바꿔 퇴직금 액수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양씨는 "잠시 개정됐던 규정에 따라 퇴직금 2억4000여만원과 퇴직위로금 4억3000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퇴직금 9000여만원밖에 받지 못했다"며 5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은 주총 결의로 이사의 보수를 정하도록 하고 있어, 퇴직금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양씨 회사의 정관은 무효"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