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발전연구원이 '21세기 기후변화와 강원도 농업'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원도는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과 국지성 호우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 그 강원도가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인지 토론했다. 전문가들은 위기론과 기회론을 모두 제시했다.

◆기후변화의 두 가지 얼굴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회성 전 원장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기 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식량문제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는 각종 병충해와 질병 등 먹거리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안재훈 고랭지농업연구소 환경보전과장도 강원도가 산악지형의 특성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토양유실을 심화시키는 등 위험요인이 클 것으로 봤다.

조성학 농협강원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은 기후변화가 시장에서 실제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랭지 작물의 출하시기가 앞당겨져 남부 지방에서 '끝물'로 생산되는 농작물과 시기가 겹친다는 것. 이로 인해 농산물 판매가 하락과, 남부지역과의 차별화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위기다. 그래도 대책을 마련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지적이 강원발전연구원 전문가 토론회에서 제시됐다. 사진은 이상기후가 초래한 폭우에 잠긴 집과 밭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평창 할머니.

김점수 강원발전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 센터장도 산림이 81%인 강원도는 농지가 10% 정도밖에 안 되는데다가 고랭지 농지가 대부분 급경사여서 기후변화로 인해 고랭지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측면을 지적했다. 이것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다.

반면 정병찬 강원도 농업기술원 연구개발부장은 기후변화로 조생종 등 쌀 품질이 개선되고 수확시기가 늘어나는 등 장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남방 과수 및 채소 재배지역의 북상 역시 강원도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학기 강릉대학교 동해안생명과학연구소장은 따듯한 강릉과 서늘한 고랭지 농업이 모두 가능한 강원도는 기후변화를 기회로 전환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일본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농업'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 농업인인 양승용 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장은 노령화되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경작기술을 포함한 기후변화 대비 교육을 촉구했다.

◆탄소시장 적극 개발해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3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첫째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 고랭지 재배와 화학비료 사용방식을 전환하기 위한 기술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농작물의 재배적지 이동 ▲새로운 농법 교육 ▲2020년부터는 결빙이 어려울 수 있는 화천 산천어 축제 등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둘째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흡수와 관련, 농작물의 탄소고정효과를 인정하자는 국제적인 움직임에 대응해 탄소시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환경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고랭지 경작 폐지·전환의 신중한 고려 등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