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목전에 둔 베이징(北京)에서 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만큼 바쁜 곳이 있다.
8일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달려올 'VIP'들을 맞을 각국 외교공관들이다.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을 맞는 미국 대사관과 이명박 대통령을 맞는 한국 대사관 등은 지난 7월 말부터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개막식에 참석할 국가정상급 인사는 80~90명.
이번 올림픽은 '유엔 정상회의'를 방불케 하는, 사상 최대의 정상외교 무대이기도 하다. 각국 선수들의 금메달 각축도 볼 만할 터이지만, 정상들의 안전을 책임질 '보디가드(bodyguard)'들의 경호경쟁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경호팀을 비롯해 600명의 대부대를 이끌고 방중한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백악관 경호팀은 부시의 방문 예정 장소를 48시간 전에 미리 방문해 샅샅이 '청소'한다. 요원들은 대졸 이상, 범죄 수사경력 3년 이상, 정신병력 유무 등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베테랑들이라고 중국 동방조보(東方早報)는 전했다. 당초 티베트 인권시위사태에 따른 서방의 '개막식 보이콧' 움직임을 주도하면서 중국인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의 보디가드들은 '007가방'을 하나씩 휴대한다. 가방 안에는 MP5K 기관총에 마취수류탄 등 각종 무기가 들어있고,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특수섬유로 만든 방탄막으로 VIP 주위를 둘러친다. 일본 자위대(自衛隊) 수송기인 U4기로 방중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를 호위하는 경시청 특경대(特警隊)는 검도와 가라데 3단 이상, '1당 3'의 무예 고수들이다.
가장 단출한 경호팀을 이끌고 오는 사람은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Peres) 대통령. 전용기도 아닌 일반 항공기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진 그의 '그림자'는 국내 보안담당 특수기관인 신베트(Shinbeit) 특수요원 4명. 신베트 요원들은 세계 각국 경호팀을 가르치는 '보디가드 교사'로 통할 정도여서, 경호에는 숫자가 능사가 아님을 보여줄 예정이다.
중국은 2002년 미국 9·11 테러 이후 창설된 무장경찰 특수부대인 '눈표범(雪豹) 돌격대'를 동원해 각국 정상과 근접경호를 맡은 보디가드들을 엄호한다. 돌격대원 1인당 지급된 특수장비 무게만 30㎏에 달하는 중무장 부대다. 이번 올림픽은 귀빈석 좌석이 한정돼 있어 근접경호에 제약이 크기 때문에 눈표범 돌격대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경호 전쟁 외에도 각국 정상들이 묵을 베이징 시내 특급호텔들의 'VIP 입맛 사로잡기' 경쟁도 치열하다. 호텔들은 이미 정상 수행비서들과 접촉해 정상들의 입맛 정보 수집을 마쳤으며 중국풍을 가미한 특색 있는 요리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최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부시 미 대통령은 베이징의 명물인 카오야(오리구이)를 좋아하고, 사르코지는 중국식 튀긴 만두, 고든 브라운(Brown·폐막식 참석 예정) 영국 총리는 파인애플을 곁들인 닭요리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