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31일 상임위를 구성해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을 가졌지만 장관 인사청문회 개최에 대한 이견으로 또 결렬됐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 회담은 한때 상임위 수 조정, 그간 논란을 빚어온 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문제 등에 의견 접근을 이루면서 타결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에 지난 7월 7일 내정 발표한 3개 부처 장관(교육과학부, 보건복지가족부, 농림수산식품부) 인사 청문회 실시 여부가 발목을 잡았다.

인사청문회 법에 따르면 정부가 청문회를 요청한 7월 11일로부터 20일째 되는 7월 30일까지 국회는 청문회를 마쳤어야 했다. 그러나 청문회를 실시할 국회 상임위들이 여야 협상이 안 돼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 법정 시한이 지나면 청문회 개최 여부와 관계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법 규정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주 초 이들 3개 부처 장관들을 임명할 방침이다. 더 이상 정부 부처의 장(長)이 비어 있는 공백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1일 원구성 타결을 위해 원내대표 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 부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주호영 수석부대표.

이날 협상에서 원혜영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하지 않은 장관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를 받아들였다. 두 원내대표는 '8월 1일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고 10일까지는 청문회를 하겠다'는 합의 문안까지 만들었다.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입장을 묻자 "국회의 직무 유기로 청문회 시한이 지났다. 뒤늦게 장관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법적 근거도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172석이나 되는 거대 여당의 원내대표가 장관 임명이 걸린 사안에 대해 청와대측과 사전 조율도 없이 덜컥 합의했다가 이를 뒤집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 역시 이미 법정 기한이 지난 청문회를 다시 들고나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여야는 이날 기존의 19개 상임위 중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를 폐지해 18개 상임위로 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논란이 됐던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가 소관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이 운영·기획재정·통일외교통상·국방위 등 12개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했고, 법사위와 교육과학·지식경제·환경노동·농림수산식품·여성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이 야당 몫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