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에 나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Obama) 상원 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McCain) 상원 의원 간의 외교·안보 공약 대결이 첨예해지고 있다.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문제에 대한 견해는 북핵문제 해결을 비롯해 향후 국제 질서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 뚜렷한 차이점이자 쟁점으로 부상한 두 후보의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철학적인 배경과 영향을 두 차례에 걸쳐 분석한다.

미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1일 이라크를 방문,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논란을 재점화했다. 오바마는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집권 후 16개월 내 철군론' 주장을 펼치며, 이라크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의 마음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식 실용주의 내세우는 오바마=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오바마의 외교·안보 철학 이념은 '미국식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해외순방의 첫 방문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전황(戰況)이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증파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라크에서는 상황이 호전됐다며 철군론을 재강조했다. 또 필요하면 적성국가의 지도자와도 대화할 수 있으며 국민이 바란다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는 외교·안보에 대한 자신의 이런 견해가 국제정치상의 전통적인 분류법인 이상주의나 현실주의 중 하나로 분류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 중에는 ▲한국전쟁 참전 결정을 내린 민주당의 해리 트루먼(Truman) 대통령뿐만 아니라 ▲1991년 이라크를 침공했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공화)이 포함될 정도로 복합적이다.

그의 실용주의는 또 자신과 뜻이 맞으면 당파(黨派)·정파(政派)를 떠나 함께 할 수 있다는 행동주의로 나타난다. 그는 리처드 닉슨(Nixon), 로널드 레이건(Reagan) 전 대통령처럼 국가이익과 세계 질서를 위해서는 적대국의 지도자라도 만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밀리터리 타임스(Mitilary Times)'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의 현 국방장관인 로버트 게이츠(Gates)가 국방 개혁을 잘 수행하고 있다며 그를 유임시킬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이념과 배경이 아니라, '목표지향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자칫 '포퓰리즘 외교' 빠질 수 있어=하지만 오바마를 '이상주의자'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다. 오바마가 기본적으로 각국가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으며, 적대국과도 대화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대선 라이벌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는 달리, 다른 국가를 선악(善惡)에 근거해 2분법으로 분류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뉴스위크의 국제문제 담당 편집인인 파리드 자카리아(Za karia)는 오바마가 이상주의의 한계를 인식했던 딘 애치슨(Ache son) 전 국무장관, 국제정치를 전공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Niebuhr)를 흠모하며 그가 현실주의 전통을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식의 실용주의는 이명박 대통령처럼 구체적인 사안별로 접근한다는 것이지만, 유권자들을 의식한 대중영합주의(populist)라는 비판을 받는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 타임스조차 지난달 오바마가 자동차 수출 불균형을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한 것에 대해 대중영합주의로 평가했다.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 철군 공약을 수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가 4시간 만에 번복한 것도 이런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