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Stalin, 1879~1953년)과 '무능(無能)'의 대명사인 제정(帝政)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1868~1918년). 두 사람은 어찌 보면 상반된 이미지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러시아 국영텔레비전 '로시야'와 역사연구소가 실시하고 있는 '러시아 역대 최고인물' 인터넷 투표에서 현재 1, 2위를 다툰다. 21일까지 305만 명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스탈린은 46만여 표, 니콜라이 2세는 43만여 표를 받았다. 3위는 니콜라이 2세의 제정을 무너뜨린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Lenin·20여만 표).
악명 높은 공포(恐怖)정치의 대명사인 스탈린이 1위인 까닭은 뭘까. 스탈린이 나치 독일을 물리치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강대국 러시아'의 기초를 닦았다고 재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레바다센터 연구위원 보리스 두빈(Dubin)은 "블라디미르 푸틴(Putin) 전 대통령조차 '스탈린 시대의 모든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했고, 각계에서 불고 있는 스탈린 재평가 차원에서 보면 그의 1위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위 기간 서구식 입헌정치의 도입을 반대하고, 1904~1905년 러·일전쟁에서 패해 영토까지 잃었던 니콜라이 2세에 대한 향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많은 사람은 '의외'라고 말한다. 다만 그가 러시아 정교회 성직자인 그리고리 라스푸틴(Rasputin)에게 내정(內政)을 맡겼을 만큼 정교회를 존중해, 러시아인의 63%인 정교회 신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는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