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화가들은 초상화를 제작하면서 습작으로 기름종이 등에 초본(草本)을 그린 뒤 비단 등에 정본을 완성했다. 초본을 그리면서도, 정본처럼 얼굴의 가는 주름들에 검버섯까지 섬세히 묘사했다.

화가들은 초본에서부터 뒷면까지 섬세히 색칠하면서 앞면에 보여줄 초상화 정본의 윤곽을 가늠했다. 초상화에 주인공의 삶의 모습까지 담기 위해 숨어서 그의 거동을 살피기까지 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22일부터 8월24일까지 '조선시대 초상화 초본'전을 연다. 초본과 정본을 함께 보여주며 초상화에 쏟은 정성과 화가들의 '극사실주의' 정신을 보여준다. 고종 어진 등 초상화 초·정본들에다 '이상길 초상화(보물 792호)' 등 박물관 소장본까지 합쳐 43점을 전시한다. 구한말 전북에서 활약한 채용신의 '전우 초상', '묵재 영정' 등도 내건다. '이의현 초상'은 제작과정을 8단계로 재현, 관람객들에게 이해와 흥미를 더해 주려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이혜경 학예연구관이 22일 오후 3시 전시품을 설명하고, 8월 2일엔 이수미 학예연구관이 '조선시대 초상화 초본의 성격 및 제작과정'을 특강한다.

조선시대 초상화 초본들. 왼쪽부터 안집(1703~?), 임수륜 (1680~1752), 홍봉한(1713~1778)의 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