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秋史) 김정희가 쓴 '판전(板殿)'이란 현판을 보고 법당 뒤 오솔길을 거닐 수 있는 강남 봉은사, 울창한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은평구 진관사, 자동차 소리조차 가물가물한 정릉동 경국사….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과 아파트로 뒤덮인 서울이지만 그 안에도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공간들이 숨어있다. 최근 발간된 《점심시간엔 산사에 간다》(크리에디트 출판사)는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사찰 스무 곳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사찰은 도선사 조계사 사자암 화계사 수국사 진관사 삼천사 심곡암 경국사 승가사 길상사 봉원사 금선사 봉은사 달마사 영화사 봉국사 청룡사 삼성암 옥천암 등이다.

이 사찰들의 공통점은 큰 맘 먹지 않아도 등산길에 잠시 들르거나, 책 제목처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도 있다는 점.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사찰 안에는 오솔길도 있고, 작은 숲도 있다. 잠시 세상살이의 번잡함을 잊기엔 안성맞춤이다. 불교신문 기자인 저자는 각 사찰에 스며있는 전설과 창건설화, 현재의 모습 등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또 지하철 버스 노선은 물론 마을버스 노선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