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방송협회는 "오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스포츠 담당 국장들이 모여 북경올림픽 순차 중계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지만 MBC측이 불참해 회의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순차방송이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중계할 때 같은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지 않고 순서를 정해 한 방송사가 한 경기씩 번갈아 중계하는 방식을 뜻한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지상파 3사가 같은 축구경기를 동시에 생중계 방송해, 월드컵 기간 동안 축구경기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전파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후 지상파 방송 3사는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이 다가오자 다시 시청자 선택권보다는 광고수익 계산에 매달리면서 순차방송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8월 8일 개막 예정인 베이징올림픽 순차방송 협상테이블의 대립방식은 KBS·SBS 대 MBC의 양상이다. 한 방송계 인사는 "최고 인기종목인 축구와 야구에 인기 해설가를 확보한 MBC가 3개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더라도 시청률 면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순차방송 협상에 소극적인 전략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공영방송임을 강조하는 MBC가 정작 돈 문제가 걸리면 시청자 권익보다는 자사이익을 앞세운다"고 비판했다.

2년 전 MBC의 태도는 달랐다. 지난 2006년 8월 SBS가 2010~2016년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 및 2010년 2014년 월드컵 중계권을 MBC·KBS를 제치고 단독 계약하자 MBC는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SBS가 지상파 3사의 합의를 파기해 천문학적 외화를 낭비했고, 중계권 독점으로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한다"는 요지로 비판했다.

MBC 스포츠국 관계자는 "우리도 시청자의 프로그램 선택권을 위해 기본적으로 순차방송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베이징올림픽에 투입될 제작비 등을 고려해 어떤 종목을 어떻게 순차방송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