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공군기지 이전'을 두고 지방은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시민들은 이전촉구를 위한 단체를 만들어 '대(對)국민' 홍보활동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항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한지도 벌써 20년 째다.
이 때문에 대구 남구의 '미군기지 이전'처럼 지역의 미해결 장기과제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각종 법안을 만들어 정부를 압박하는 등의 방식으로 'K-2' 이전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태세지만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말 결성된 'K-2 이전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공군기지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대구 동구 및 북구 주민 600여명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모임이다.
지난해까지 23만여명의 주민이 55건의 소음피해를 호소하다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함께 힘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다음달 25일 'K-2 이전 대구시민추진단'을 발족한다고 14일 밝혔다. 김범일 대구시장도 참여를 검토 중에 있으며 궐기대회, 시민서명운동, 책자발간 등을 통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서홍명(徐洪明·57) 비상대책위원장은 "저기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이 '얼른 옮기겠다'는 말만 앞세우지 어디 되겠어…"라며 "그러니 우리가 나설 수 밖에. 자기네 자식들이 이 무더위에 교실창문을 꽉 닫고 수업 듣는다고 생각해봐"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대구시는 공군기지 이전 등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별도의 조직을 만들었다. 도시계획팀 내에 사무관 1명 등 3명으로 구성된 군사시설담당계를 만든 것. 시는 지금까지 10여회에 걸쳐 대통령 건의, 국방부 방문 등을 통한 이전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김범일 시장은 "이전 사업을 국방부 중장기계획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언할 만큼 사활을 걸고 있으며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업무보고 차 대구·경북을 방문했을 당시 이를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시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중앙에서 별 반응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며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지저동 등에 걸쳐있는 공군기지(660여만㎡)엔 F4, F15K 등의 전투기들이 주·야간으로 비행을 하며 인근 마을에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어 주민들은 난청, 학습권 침해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이 곳 공군기지 주변 7곳에서 발생한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균 86웨클(WECPNL·소음피해 측정 단위)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천, 경기 김포 등 전국 15개 민·군공항 주변에서 발생한 소음 평균(73.4웨클)을 훨씬 상회하는 전국 최고의 수치다. 동구 신평동의 경우 지난 한 해 90웨클을 기록한 적이 있다.
이 같은 피해사례에도 불구, 중앙정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국방부의 "대체부지, 작전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는 일반적인 답변에 더해 공군측은 "최소한 해당 자치단체가 이전부지를 마련해주는 등의 협조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전의지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한 국회심의가 있는 오는 8월말쯤 드러날 전망이다. 국방부예산안 중 'K-2공항 이전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위한 항목이 잡혀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는 것.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K-2이전을 위한 첫걸음으로 우선 '이전 타당성'에 대한 신뢰할만한 분석을 필요로 한다"며 "이를 위한 항목이 국방부예산안에 포함 된지 여부를 살펴보면 국방부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K-2 이전문제가 국방부의 장기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공군기지이전에 관한 법률', '소음피해에 관한 법률' 등도 만들어 국방부 압박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