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명기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하고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부는 권철현 주일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등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발표한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사상 최초로 독도영유권을 언급했다.

문부과학성은 "우리나라(일본)와 한국과의 사이에 다케시마(독도)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에 대해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영토·영역에 관해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문부과학성은 이에 앞서 “북방영토가 우리(일본) 고유 영토라는 점 등 우리나라 영역을 둘러 싼 문제도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북방영토와 관련 그 위치와 범위를 확인시킴과 동시에 북방영토가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지만 현재 러시아에 의해 불법 점거돼 있기 때문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정확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정부가 독도에 대해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독도에 대해 러시아와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점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해 향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NHK방송은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총리가 문부과학성이 독도를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하길 희망함에 따라 지난주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일본의 이같은 명기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측이 국회 결의를 통해 일본 측에 강력 항의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보이자 지난 주말 문부과학상과 관방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협의한 끝에 독도도 북방영토와 같이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수정해 기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설서는 10년에 한번 학습지도요령의 개정에 맞춰 문부과학성이 초·중·고교 교과별로 만들어 지도요령의 내용을 보완토록 하는 것으로, 현장 교육은 물론 교과서 편찬의 지침으로 활용된다.

일본 민간 출판사들은 문부과학성의 학습지도요령과 해설서에 기초해 교과서를 펴내기 때문에 새 해설서는 앞으로 나올 교과서 내용에 영향력이 크다. 현재 14개 사회과 교과서 출판사 가운데 4개만 독도관련 내용을 기술하고 있으나, 이번 해설서 개정으로 독도 관련 언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당초 새 학습지도요령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명기할 계획이었지만 대일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이명박 정권의 출범을 전후해 한일간 마찰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학습지도요령 대신 해설서에 기술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자는 양국 정상 합의에 비춰 깊은 실망과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독도문제는 역사문제이면서 영토주권 사항이므로 분쟁이 될 수 없다"면서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영유권 명기에 강력 항의하는 등 대일 전면대응 태세를 구축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일본 정부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권철현 주일대사를 일본 외무성으로 항의방문하게 한 뒤 16일 '일시 귀국'시키기로 했다.

사실상의 대사 '소환'이지만 표현 수위를 낮춘 것. 대사 소환은 상대국 정부에 대한 불쾌감과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가장 높은 수위의 외교적 수단이다. 대사 소환은 지금까지 총 4차례 있었으며, 그 중 3번이 주일 대사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독도관리 현장사무소를 설치하고 멸종한 독도 바다사자를 복원하는 등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시행계획을 연내 발표키로 했다.

또 독도 및 주변해역의 생태계·자연환경 보존, 독도 주변해역 수산자원의 합리적 이용, 독도 관련 지식정보의 생산 보급, 독도내 시설의 합리적 관리 운영, 울릉도와 연계한 독도관리 체계 구축 등 5개 분야·14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장관 명의로 일본의 문부과학대신 앞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독도 주변 수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