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 그중 절반은 '객지'에서 보내야 한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했듯이 원정경기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두산 선수단은 지난 10일 잠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 롯데와의 원정 3연전 일정을 시작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 생활을 살펴보았다.

밥―하루 네 끼, 경기 후 저녁식사

선수들은 아침, 점심, 중간식, 저녁 등 하루에 네 끼를 먹는다. 중간식은 경기 시작 1~2시간 전에 라커룸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는 것이다. 11일 두산 선수단이 사직구장에 도착했을 때 라커룸 한 쪽에 이미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메뉴는 국수, 삶은 계란, 빵, 쿠키, 과일 등. 두산은 원정 때 점심을 오후 3시쯤 먹기 때문에 중간식 메뉴가 아주 단출하다. 점심을 1시에 먹는 스케줄로 움직이는 구단의 메뉴는 조금 더 푸짐하다.

제대로 된 저녁은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 먹는다.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으면 오후 11시가 넘을 때도 많다. 선수들이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달밤의 고기 파티'가 열릴 때도 있고, 전골 같은 국물 요리도 빠지지 않는다. 두산 박보현 매니저는 "저녁 식사 비용은 지역별 숙소에 따라 다르다. 부산에선 1인당 3만원 선이고, 대구 원정 때는 한 끼에 2만원 정도"라고 했다.

◆잠―야구장 가까운 호텔이 최고

8개 구단 매니저들이 원정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은 모두 비슷하다. 한화 지기호 매니저는 "첫째 야구장과 가까워야 하고, 둘째로 음식이 잘 맞아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은 2인1실을 쓴다. 더블침대와 싱글침대가 각각 1개씩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이즈가 큰 침대는 '당연히' 고참 몫이다. 선수 인원이 홀수일 때엔 최고참이 독방을 쓰는 우대를 받는다. 외국인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1인1실을 쓴다.

지역마다 구단들의 숙소가 몇 군데로 나뉘지만 부산에서는 홈팀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이 전부 농심호텔을 숙소로 쓴다. 농심호텔 박훈 부장은 "사직구장까지 10분 정도면 도착하고, 음식은 물론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 시설이 좋아 선수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심야버스 타는 게 가장 힘들어

선수들이 원정경기에서 겪는 가장 큰 불편함은 장시간 심야 버스를 타는 것이다. 우리 히어로즈 투수 장원삼은 "광주나 부산에 갈 때엔 밤새도록 버스를 타야 하는데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고 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올 시즌부터 주중에 부산에서 서울이나 인천으로 이동할 때 경기 당일 아침에 비행기를 탄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은 "비행기 요금이 많이 들지만 하루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8개 구단 모두 좌석을 개조한 25인승 리무진 버스 2대씩을 운행한다. 원정팀을 위한 휴식공간이 미비하기 때문에 구단 버스는 선수들의 탈의실과 휴게실 역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