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고 '공기업관련대책특별위원회(공기업 특위)' 구성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민영화를 견제·감시할 국회 차원의 특별기구가 생긴 것이다. 여야는 국회에 제출한 특위 구성 제안이유서에서,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298개 중 3분의 1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정부·여권의 주장과 함께, "공기업 민영화는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특혜 시비가 일고, 고용불안과 증시침체 등 사회 경제적 문제들이 야기된다는 비판이 있다"는 야당 측 주장을 같이 실었다. 특위는 여야 각각 9명씩 18명으로 구성되며 활동기간은 다음 달 14일까지다. 위원장은 민주당 측이 맡기로 했다. 민주당은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타당성과 문제점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여권에선 한나라당이 공기업 특위 구성에 합의해주고, 위원장도 야당 몫으로 떼 준데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한미 FTA, 한반도 대운하 등 정권 초반 역점을 뒀던 개혁과제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촛불 정국'의 돌파구로 공기업 개혁을 염두에 둬왔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시위가 계속되던 지난달 26일에도 "공기업 지원으로 연간 20조원이 든다. 당장 어렵다고 개혁을 미루면 국가 경쟁력이 없어진다"며 공기업 개혁 필요성을 거듭 밝혔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기업 개혁은 이해 관계자들이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야당과 국회를 통해 저항하거나 일일이 간섭하기 시작하면 개혁 자체가 난관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원내대표단이 국회 개원에만 매달려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영남의 한 중진의원은 "의석수가 2배 가까이 차이 나는데 어떻게 여야가 동수 취급을 받을 수 있느냐"며 "차라리 민생안정특위를 민주당에 주고 공기업특위는 우리가 가져왔어야 했다"고 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 이날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오찬자리에서 "공기업 (개혁)은 국민지지가 60%에 달해 어떤 식으로 전개되더라도 불리할 게 없다.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수석 정조위원장은 "국민들이 걱정하는 전기, 가스, 수도, 의료 등 4개 핵심 부문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이미 밝혔다"며 "나머지 부분은 '신의 직장'이라는 말처럼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국회 특위가 공기업 개혁 필요성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