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민주당이 3일과 6일 각각 새 대표를 뽑으면서,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는 '선(先) 등원, 후(後) 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대표는 야당이 지금까지 요구해 온 '가축전염병 예방법 전면 개정' 등을 여전히 요구해 국회 개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실종됐던 정치를 어떻게 복원하려는 것인지 여야 대표의 구상을 들어봤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7일 "먼저 국회를 열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회 가는 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회가 11일부터 제헌절 행사에 들어가는데 행사를 주관하고 진행할 국회의장이 없다"며 "그 안에 반드시 의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10일까지는 민주당이 등원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신임대표가 제안한 여·야·정(與·野·政) 원탁회의에 대해 박 대표는 "지금 원탁회의할 그런 계제가 아니다. 국회에 빨리 들어오면 만사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 대표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원탁회의는 좋은 아이디어니까, 차차 의논해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과 '쇠고기 국정조사' 등에 대해서도 그는 "이미 논의가 가능하고, 대폭 양보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민주당 새 대표가 국민적 박수를 받을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정세균 대표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걸어, '여야가 두 개의 수레바퀴가 되어 국정을 잘 이끌어 가자'고 했고, 정 대표도 저와 같은 뜻일 것"이라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야당과의 대화 분위기 마련을 위해,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의원총회와 '본회의장 입장 시위'를 연기했다.

박 대표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민심이 충분히 전달됐다. 민심을 모르고 정부에서 잘못된 정책을 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경찰의 강경진압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주장에 대해 박 대표는 "강경진압이 있었다면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유연성도 보였다. 박 대표는 개각 폭이 좁은 데 대해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잘 판단해서 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경제라는 것은 지속성이 있어야지, 자꾸 사람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회가 열리면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로 고유가(高油價) 대책마련, 서민경제·물가 안정, 한미FTA 비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