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터를 잡고 있는 기업들은 각종 수도권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수도보호, 수질보호, 주거지역, 수도권정비 계획 등 각종 규제로 인해 공장 신설은 물론 오래된 공장의 증·개축까지 제한을 받고 있다. 친환경 산업조차도 이같은 제한에 이전을 궁리하고 있을 정도다. 상황이 점점 나빠지자 경기도 광주시는 최근 '규제개혁 백서'를 만들어 중앙 부처에 보고, 본격적인 규제 개혁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규제로 소규모 공장만 난립
현재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르면, 이미 들어선 공장 부근 지역에 3만㎡를 초과하는 다른 공장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환경부 2단계, 국토해양부 2단계 총 4단계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포읍 능평리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다른 공장과 연계된 클러스터 방식이 필수적이다. 이 업체는 2만5000㎡ 부지 옆에 3만2000㎡를 증축하려고 2004년 7월 계획을 세워 관계 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2004년 7월 환경부 수질오염총량관리계획, 2006년 5월 한강유역환경청 사전환경성검토 협의, 2006년 7월 국토해양부 공업지역공급계획 승인, 2006년 12월 국토해양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했다. 결국 신설 신청 시점부터 3년 이상이 지난 2008년 2월 공장 신설을 최종 승인받았다. 이 기업은 이런 규정 과정을 거치면서 공장증설이 어렵고, 시설 투자 명목의 외자 유치를 받지 못해 공장 전체 이전을 검토하기도 했다.
광주시청 윤용원 기업지원과장은 "현재는 모든 공장이 산업 특성과 상관 없이 규제를 받는다"며, "공장을 집단으로 운영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공장부지 면적 증설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기업지원과장은 "기업을 한 곳에 모아 종합 클러스터 단지를 만들려고 해도 현행법으로 기업을 분산시킬 수밖에 없어 오히려 각종 소기업들이 비효율적으로 난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공장도 증축 어려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제1종 일반주거지역내에서는 특정 6개 업종 외에는 신·증축을 하기 어렵다. 허용이 되는 업종은 인쇄업, 기록매체복제업, 봉제업,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업, 두부 공장 중 배출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만이다. 애초 친환경 첨단산업은 들어올 수가 없다.
자동차부품과 반도체 부품 등을 생산하는 송정동 미크론정공은 현재 공장 증축 계획이 있지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동양유리공업 역시 유리제조 회사로 공장 증설이 어렵다. 광주시는 이들 업체들이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산업들로 공장 증설을 허용해주고자 했지만 법 규정이 가로막고 있다.
윤 기업지원과장은 "6개 산업만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고쳐야 한다"며, "대기, 수질 등 환경 관련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첨단 친환경 공장에 업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시행령은 수질보전과 자연보전 관리 지역에 대해 화학제품제조시설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화학제품을 단순 가공하는 업체들까지 규제를 받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방향제·세제·제습제 등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초월읍 신원리 소재 산도깨비는 화학제품을 단순 가공해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음에도 규제를 받고 있다. 윤 기업지원과장은 "단순가공 업체는 오염을 배출하지 않아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재 보호와 상관없는 규제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의 외곽 경계로부터 500m를 문화재 영향 범위로 보고 검토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심의를 받는 기간은 약 2주가 소요된다.
하지만, 광주시에서 2006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문화재에 영향을 미쳤다는 심의 결과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총 14건 중 2007년 5월 광주 도요지에서 30m 떨어진 초월읍 학동리 공장 부지 신청만 '영향있음' 결정을 받았다. 광주시는 조선시대 도자기를 굽던 광주 퇴촌면 분원리 일대 도요지는 이미 발굴된 지역이 많아 반경 500m 부근까지 규제를 300m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규제 때문에 들어줄 수 없는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을 중앙 부처에 규제 개혁을 적극 요구해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