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후'가 지난 5일 밤 방송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vs 네티즌' 편에서 주요 팩트(fact·사실)를 빼먹거나 특정 견해에 치우쳐 객관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 후'는 "조·중·동이 네티즌의 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광고 불매 운동을 자초했다"며 언론이 네티즌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기도 했다.

'뉴스 후'는 조선일보의 지난달 27일자 "다음 아고라가 소수 네티즌의 의견에 휩쓸리고 있다"는 기사에 대한 네티즌 반박을 소개했다. "도배 글을 올리는 상위 10개 네티즌은 대부분 촛불시위를 폄하하고 친(親)이명박 정부 성향의 글을 남기는 소위 '알바'들"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인 메트릭스측은 "상위 10명의 네티즌 중 친여 성향은 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7명은 모두 반정부 성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하지만, '뉴스 후'는 이 내용을 빼 놓은 채 네티즌 주장만 전했다. 해당 취재를 맡았던 MBC 기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 기사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스 후'는 이날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올라 있는 조·중·동 3개 신문 광우병 기사 리스트를 근거로 "과거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레드 존'이란 익명의 네티즌이 작성한 이 리스트가 과연 공중파 방송이 근거로 삼을 만큼 정확한지 의문이다. 광우병이 처음 알려진 90년대 외신 기사를 많이 제시해 비교 근거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조선일보는 지난 정부 시절인 작년 7월 칼럼을 통해 "'미국 소 먹으면 뇌에 구멍 뚫리고 미쳐 죽는다' 같은 선전전보다 좀 더 냉정하고 과학적인 논쟁이 이뤄질 때가 됐다"고 하는 등 과도한 불안감에 대해 경계해 왔다.

MBC는 "조선일보 등이 지난 2005년 자사의 PD수첩 광고주 탄압 때 이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일보는 "PD수첩 광고주 탄압은 언론 자유에 관한 중대한 압박"이라고 기자수첩 등 지면을 통해 지적했다. 해당 취재를 맡은 MBC 기자는 "그 기사를 봤지만, 다른 기사에선 광고 중단을 한 업체의 이름을 나열하는 등 광고주 탄압을 부추겼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뉴스 후'는 전화를 걸어 광고주를 협박하는 것에 대해 "욕을 하고 협박을 했다면 죄는 성립할 수 있겠지만 내용을 녹음해 놓거나 전화 건 사람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 한 처벌이 힘들다"며 마치 불법 행동을 부추기는 태도를 보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