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멋모르고 축구한 것 같아요. 수비 제치는 것 (관중들에게) 보여주는 데 만족했고 스스로 실력 있다고 생각했죠. (별 준비 없이) 나가서 경기하면 된다는 생각도 했고요. 지금은 달라요."
최성국(25·성남)이 팀의 '수퍼 조커'로 자리를 잡았다. 최성국은 최근 3경기 연속골(4골)을 꽂으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3경기에서 날린 10개의 슈팅 중 8개가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 슈팅이었고 그 중 4개가 골이 됐다. 최고의 감각이다. 지난해 총 28경기 3골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 올 시즌 득점 랭킹도 7골로 7위에 올라있다.
2일 열린 삼성하우젠컵 대전과의 원정경기는 최성국의 독무대. 최성국은 페널티지역에서 속임수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이 제풀에 쓰러지게 만든 뒤 동점골을 넣었고, 골키퍼까지 제치고 날린 슬라이딩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 팀에 2대1 승리를 안겼다. 6월 25일 대구와의 컵대회(4대3 승) 때는 1―3으로 뒤진 상태에서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만회골을 뽑았고 29일 정규리그 전북전(2대1 승)에선 후반 교체로 들어가 결승골을 기록했다.
최성국은 기대에 비해 잘 풀리지 않은 선수였다. 19세이던 2002년에 훈련생으로 월드컵대표팀에 뽑혀 기대를 모은 최성국은 프로데뷔 이후 무리한 잉글랜드 진출 시도와 일본 진출 실패의 후유증을 겪으며 관심에서 멀어졌다. 최성국은 울산에서 성남으로 둥지를 옮긴 지난해에 팀 내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부터 새로 배우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성국에게 "이전엔 땅만 보면서 돌파한다(경기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하자 "그건 다 옛날 이야기"라고 맞받았다. "지금은 경기가 좀 보이죠. 동료들을 이용할 줄도 알아요. 예전처럼 혼자서 뛰면 나중에 지쳐서 힘을 낼 수가 없거든요."
성남의 공격진은 화려하다. 외국선수 두두는 득점 선두(12골)를 달리고 조동건이 국내파 신인 공격수로 각광 받는다. 자리 확보가 쉽지 않다. 최성국도 올 시즌 13경기 중 11경기를 교체로 뛰며 '조커' 역할을 맡고 있다.
"예전 같으면 좌절했겠죠. 누구나 선발을 원하니까요. 하지만 팀이 있는 다음에 내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는 "팀 내 경쟁을 이기지 못하면 프로가 아니다"라며 "기회가 오면 대표팀에도 다시 들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팬들에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