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광우병, 암, 치매, 식량부족… 어느 하나 쉽지 않은 바이오 관련 난제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과 교수가 똘똘 뭉쳐 연구에 매진하는 학과가 있다.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학문적 열정뿐 아니라 국가지정 연구실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인정받고 있다. 박웅준(43) 학과장은 "분자 단위로 생물을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은 21세기를 선도할 학문"이라며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분자생물학 중에서도 RNA에 특화된 국내 최고의 학과"라고 말했다.
RNA 분야 최고의 학과
그동안 DNA가 생명현상을 나타낼 때 중간에 작용하는 분자로만 알려졌던 RNA가 최근 생명현상을 광범위하게 조절하는 다기능성 분자라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노벨 화학상과 생리의학상이 모두 RNA관련 연구에 주어졌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RNA 연구 열풍이 불고 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학문적으로 생소한 미지의 영역이며 연구성과도 많지 않다.
박 학과장은 "RNA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앞으로 연구원 등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그동안 학부과정으로 학생을 모집하다가 올해부터 학과 체제로 바꿨다. 전공교육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일반생물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에서부터 물론 유전학, 생리학, 발생학, 나노과학, 바이러스학, 면역학, 식물분화발생학 등 전문적인 학문분야까지 아우르는 수업을 체계적으로 받게된다.
학술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만도 제16회 한국유전체학회 학술대회와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추계학술대회, 한국유전자치료학회 등에서 모두 수상자를 배출했다.
학교 차원의 지원도 늘고 있다. 매년 학부생 실험실습 예산으로만 5000만원이 지원되고 있으며, 주로 화학과에만 있는 질량분석기도 비치된 상태. 올 하반기에는 5억원을 들여 레이저 주사형 공초점 현미경을 도입할 계획이다. 레이저 현미경을 통해 죽은 세포가 아닌 살아있는 세포의 내부를 입체적인 3D로 관찰할 수 있다.
박 학과장은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지난해 BK21 'RNA 전문인력양성 사업팀'에 1위로 평가되고 지난달 학과내의 RNA세포생물학연구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연구수행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입생 이혜림양은 "지방 의과대학에도 합격했지만 전망이 좋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를 선택했다"며 "배우는 내용이 적성에도 맞고 앞으로 전도유망할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연구 분위기
아무리 시설이 좋고 교육시스템이 뛰어나더라도 학습할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고, 사제간 소통이 부족하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재직 교수 전원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MT에 참가한다. 형식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모인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학생들과의 거리를 없앤다. 학생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조언을 해주면서 멘토역할을 자처한다. 1학년 김민지양은 "다른 과와 달리 과 전체에 진지한 학습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교수님들과도 거리감 없이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하다 보니 졸업생의 절반 가량이 대학원에 진학한다. 분자생물과 연관된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의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2년 동안 10여명의 학생이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또 취업을 하더라도 제약회사나 바이오장비회사 등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1학년 대표를 맡고 있는 박동률군은 "학교에서 가르쳐 준 것을 기초로 열심히 노력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라며 "바이러스학 등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졸업요건
분자생물학과의 수업은 주로 실험 위주로 진행된다. 실험 수업은 학생이 실험 원리와 기술을 체득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실습조를 2~3명으로 최소화했다. 실험 참가자 전원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 기초 생물학 실습에서부터 유전물질의 추출, 유전자 발현 검사, DNA 재조합, 형질전환, 세균에서 단백질 발현 및 정제 등 다양한 분자생물학 실험을 하게 된다.
특히 분자생물학과의 졸업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졸업 논문을 포스터 형식으로 2~3명의 교수 앞에서 10분간 발표해 합격점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다. 실험이나 문헌연구 등 개별주제를 포스터 한 장에 최대한 압축해 심사위원에게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에만 3~4개월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이다.
박 학과장은 "매년 5~10명의 학생이 졸업에 탈락할 정도로 졸업논문 발표가 엄격하게 진행된다"며 "그만큼 학습능력뿐 아니라 분석력과 발표력까지 뛰어난 최고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